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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 조작' 유우성 동생 때린 국정원 조사관들… 1심 무죄

법조

    '간첩 조작' 유우성 동생 때린 국정원 조사관들… 1심 무죄

    서울시 간첩조작 사건 연루된 국정원 조사관들
    유우성 간첩 진술 받기 위해 여동생 폭행 등 혐의
    1심 재판부 무죄 선고…"여동생, 진술 믿기 어렵다"
    유우성 "판사, 역사 앞에서 오판…항소할 것"

    위 사진은 아래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없음.위 사진은 아래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없음.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으로 알려진 '유우성 사건'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유우성 씨의 동생을 상대로 가혹행위를 했다는 의혹을 받은 국정원 직원 2명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이승호 판사)은 9일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국정원 조사관 2명에 대해 "증명이 부족하다"며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 2013년 검찰의 간첩조작 피해자 유우성 씨 사건과 관련해 당시 유씨가 간첩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받아내기 위해 여동생 유가려 씨에게 가혹행위를 하고, 허위 진술을 받아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유일한 증거인 동생 유씨의 진술이 자주 바뀌어 신뢰하기 어렵다고 봤다. 특히 유씨의 진술과 현장에 있던 다른 탈북민 A씨의 2013년 진술이 배치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유가려 씨는 '2012년 11월 5일에 A씨를 만나 국정원 조사관이 머리를 때리고 물병으로 폭행해 어지러웠다고 말했고, 눈이 붓고 제대로 서있지 못했다고 말했다'라고 주장한다"라며 "하지만 A씨는 2013년 유우성 씨의 형사 사건 재판에서는 유가려 씨를 처음 봤을 때 울지 않았고 머리를 숙이고 있었다고 말했고, 상처나 움직임이 불편해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유우성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사건 피해자. 윤창원 기자유우성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사건 피해자. 윤창원 기자
    재판부는 국정원 조사관들이 유씨에 대해 '나쁜놈, 구경하세요'라고 말하며 끌고 다녔다는 유씨의 진술에 대해서도 "A씨는 듣지 못했다고 했고, (오히려) 피고인들이 유씨의 마음을 이해해 주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말을 했다"라고 밝혔다.

    A씨가 2013년 유우성 씨 형사 재판 때와 달리 이번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유가려 씨의 한쪽 볼이 빨갛게 돼있고, 겁에 질린 얼굴이었다'라고 증언한 것에 대해서 재판부는 "이 진술은 2012년으로부터 10년 뒤 진술이었고, 유우성 형사 사건 당시의 진술과 취지도 달랐다"라며 "유가려 씨와 A씨의 관계를 고려하면 이 법정에서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밖에도 유씨가 조사 당시 조사관이 건넨 음료를 비타민 음료에서 우유, 두유 등으로 진술을 바꾼 점도 언급하며 유씨의 진술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은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행정조사관으로 대공혐의를 수사하지 않는다. 그런데 피고인들이 폭행과 협박을 가하면서까지 유우성 씨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이야기를 들을 동기가 없어 보인다"라며 "피고인들의 범행에 대해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무죄 판결했다.

    유우성씨는 무죄 판결에 반발하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유씨는 기자들과 만나 "판사가 역사 앞에서 오판했다"라며 "2012년 11월 5일, 조사관들이 동생 앞뒤에 A4용지 종이를 붙여 데리고 다니며 농락한 부분은 언급도 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10년이나 걸렸다. 사람의 기억이 똑같을 수 없다"라며 "오늘의 무죄가 진실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유우성씨는 지난 2011년 서울시에서 계약직 공무원으로 일하던 중 국내 탈북민 정보를 북한에 넘겨주려 했다는 혐의로 2013년 재판에 넘겨졌지만, 검찰과 국가 기관의 증거조작이 드러났고 이후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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