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대구 군위군 효령면 병수리에서 태풍 '카눈'에 피해를 본 농민들이 쑥대밭이 된 밭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지난달 집중호우와 폭염으로 채소값이 한차례 급등한데 이어 이번 6호 태풍 '카눈' 피해도 적지 않은 것으로 집계돼 밥상 물가 상승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1일 오후 6시 기준 태풍 '카눈'으로 인한 침수·조풍·낙과 등 농작물 피해 면적은 1565.4ha로 조사됐다.
이는 여의도 면적(290ha)의 약 5.4배에 달하는 규모다. 침수피해 952ha, 낙과 612ha로 낙과는 대부분 경남·북지역 사과단지에서 발생했다.
조사가 마무리되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이 농산물 피해가 잇따르면서 채소값과 과일값이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지난달 집중호우로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던 상추와 오이 등 신선채소들의 경우 최근에는 다소 안정을 찾으며 가격이 절반 가까이 떨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태풍을 전후로 가격은 일제히 오름세로 돌아섰다.
황진환 기자1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청상추(4kg) 도매가격은 4만4800원으로 전날보다 7.4% 올랐다. 가시계통 오이(10kg)는 2만8500원으로 하루 만에 가격이 9.6% 뛰기도 했다.
배추와 무, 시금치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고랭지 배추(10kg)는 2만5200원으로 10일 전 1만2240원과 비교해 1만2960원, 105% 급등했다.
고랭지 무(20kg)는 2만9720원으로 1만2720원, 75% 올랐고, 시금치(4kg)는 5만5740원으로 9% 상승했다.
무름병으로 출하량이 준 데다 폭우와 폭염 등 이상기후로 작황이 부진해진 까닭이다.
과일값도 마찬가지다.
소매가의 경우 참외 10개는 2만8972원으로 10일 전에 비해 9097원, 46% 올랐다. 수박은 1개에 2만9795원으로 6039원, 25%가, 복숭아 백도는 10개에 2만5135원으로 14%가 각각 상승했다.
사과는 아오리 10개에 2만4050원으로 10일 만에 천원에 가까운 963원, 4%가, 배 신고는 10개에 3만350원으로 5,5%, 1603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추석을 한 달여 앞두고 배추, 무, 상추 등 밥상 물가와 과일 가격이 치솟자 정부는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수급 불안이 발생할 경우 비축 중인 봄배추 1만2500톤을 방출해 물가안정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무와 양파는 각각 4500톤, 6천톤 정도 비축하고 있다.
다만 농식품부는 배추의 경우 다음 달 출하 재배면적이 평년대비 5.6% 늘어난 데다 김치업체의 봄배추 저장량과 정부 비축량을 고려할 때 가격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