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서이초 교사 추모 및 교사 생존권 위한 전국 교사 집회' 에 참석한 교사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황진환 기자초등학교 3학년 자녀의 담임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해 직위해제까지 시킨 교육부 6급 주무관 A씨의 갑질 의혹에 대해 교육부가 지난해 12월에 이미 조사하고서도 구두경고만 한 채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당시 교육부 6급 주무관이었던 A씨는 지난 1월 5급 사무관으로 '승진'하면서 대전교육청 소속 공립학교 행정실장으로 발령받았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국민신문고를 통해 두 차례에 걸쳐 교육부 직원 A씨가 교사에게 갑질을 했다는 제보를 받았고, 12월 말에 사흘에 걸쳐 감사반을 편성해 자체조사를 한 바 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13일 제보는 A씨가 '자녀를 왕자님처럼 대해 주고, 자신의 자녀편을 들어 달라'고 요구하는 등 갑질을 했다는 내용이고, 12월 21일 제보는 A씨가 3학년 자녀의 현 담임교사 C씨에게 '전 담임교사 B씨 교체 건'과 관련해 자신이 신고한 내용을 공직자통합메일을 통해 보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교육부는 A씨에 대해 향후 담임교사의 학생지도에 과도하게 개입하거나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도록 '구두경고' 조치를 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초등교사노조 제공교육부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9일 A씨가 신고한 B씨에 대한 세종시의 아동학대(방임, 정서학대) 판단이 존재해 갑질에 대한 판단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A씨가 공직자통합메일을 통해 메일을 보낸 것은 사실이며 C씨에게 B씨에 대한 신고 문건을 보냄으로써 C씨가 부담을 가지고 학생지도에 임할 수밖에 없었을 점을 고려했다"고 구두경고 조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조사 당시와는 달리 B씨는 아동학대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정됐고, 직위해제 처분도 취소됐으며, 학교교권보호위원회에서 A씨에 대한 '서면사과' 및 '재발방지 서약'을 결정하는 등 다른 사실들이 추가로 파악됨에 따라 사실을 명백하게 밝히기 위해 신속하고 엄정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육부는 B씨가 아동학대와 관련해 경찰 무혐의 및 소청심사 결과에 따라 지난 2월에 이미 복직한데 이어 지난 5월 대전지검으로부터 '무혐의(증거불충분)' 처분을 받았는데도, A씨에 대해 아무런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아 제식구 감싸기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