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노아파 조직원 영장 심사. 연합뉴스호텔에서 난동을 부린 폭력조직 '수노아파'에 대한 재판 절차가 시작부터 난항을 예고했다. 재판에 넘겨진 불구속 피고인들의 상당수가 변호인의 연락조차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최경서 부장판사)는 14일 폭력행위처벌법 상 단체 등의 이용·지원과 업무방해, 범죄단체 구성·활동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씨 등 37명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수노아파 조직원인 이들은 지난 2020년 10월 서울 용산구 소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난동을 부리는 등 영업을 방해하고 손님을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한 검찰은 수노아파가 새로운 조직원을 영입하는 등 활동한 사실도 파악해 함께 재판에 넘겼다.
이날 공판준비기일이 열린 가운데 이번 재판은 처음부터 난항을 예고했다. 상당수 불구속 피고인이 변호인들의 연락도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 피고인의 변호인은 "전화 연결이 안돼 (공소사실에 대한) 의사 확인이 안 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재판부가 "전화가 착신 거부 상태인가"라고 묻자 변호인은 "전원을 꺼놓았다"라고 답했다.
범죄단체 구성·활동 사건의 연루된 상당수 불구속 피고인들 역시 변호인들의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고 한다. 국선변호인 등이 선임됐지만 폰이 꺼져 있거나, 받지 않고 있어 의사소통이 안되고 있는 상황이다.
재판부는 "송달은 다 된 것으로 파악됐다. 공판 절차엔 나올 수도 있다"라며 "송달을 받고도 (공판에) 나오지 않으면 법원에서 신병처리가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한 피고인은 다음 주 군입대가 예정돼 있기도 하다. 재판부는 검찰을 향해 "불구속 피고인인데 신병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물었고, 검찰은 "협조 요청을 하겠다. 저희도 오늘 입대 소식을 알았다"라고 답했다.
재판부는 "법원은 이미 (다음 공판기일에) 소환한 상태"라며 "법원은 할 일을 한다고 한 것이다. 검찰이 군검찰이나 당국에 얘기해서 출석할 수 있게 해달라"라고 밝혔다.
연락이 닿아 의사를 밝힌 나머지 피고인들 대부분은 혐의를 부인했다.
A씨 변호인은 "A씨는 하얏트호텔 사건과 관련이 없고, 수노아파를 이용하거나 지시한 사실이 없다"라며 "기본적으로 B사의 전환사채 관련 투자자는 맞지만 충분히 이익을 보고 빠져나왔기에 범행 지시나 공모할 이유가 없다"라고 주장했다.
다른 한 피고인의 변호인도 "하얏트 호텔 사건 현장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수노아파 조직원이 아니고 내막도 모른 채 따라갔다가 연루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재판부는 '하얏트호텔 난동 사건과 사건'을 수노아파 활동 등 '범죄단체 구성·활동 사건'을 분리해 재판을 따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재판부는 "하얏트 난동 사건은 구속 피고인이 꽤 있는데 1심 구속기간을 고려할 때 뒷사건(범죄단체 구성·활동)까지 같이 하면 심리에 비효율이 발생할 것 같다"라며 "늦어도 2회 공판기일에선 분리하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피고인들의 출석 여부가 불확실한 가운데 첫 공판은 다음달 6일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