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채로 파묻힌 푸들. 중고거래앱 게시글 캡처제주에서 푸들을 산 채로 땅속에 파묻은 견주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았다.
24일 제주지방법원 형사1단독 오지애 판사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여성 A씨와 A씨와 함께 범행한 40대 남성 B씨에게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해 4월 19일 오전 2시 54분쯤 제주시 내도동 도근천 인근 공터 땅속에 푸들을 묻어 학대한 혐의다. 당시 개는 코와 입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모두 파묻힌 채 울부짖고 있었다.
갈색 푸들을 파묻은 곳 주변으로는 사람 머리 크기만 한 돌 7개가 놓여 있기도 했다.
이날 오전 인근 주민이 개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신고자는 한 중고물품거래앱에 "애완견 상태는 먹지를 못했는데, 몸이 매우 말라 있는 상태였으며 벌벌 떨고 있었다"고 적었다.
A씨는 수사 과정에서 허위 진술을 하기도 했다. 당초 "키우던 강아지를 잃어버렸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죽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CCTV와 차량 블랙박스 영상 확인 결과 거짓이었다.
재판에서 A씨 측 변호인은 "당시 피고인은 개인적인 일로 스트레스를 크게 받아 우발적으로 범행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A씨도 최후 진술을 통해 "강아지에게 미안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오지애 판사는 "범행 방법을 보면 죄질이 좋지 않다.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범행 동기 역시 죄책이 가볍지 않다. 다만 피고인들 모두 초범이고 피해견이 구조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학대당한 푸들은 현재 건강을 회복하고 새 주인을 만나 '담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유기견 보호센터에서 치료받는 푸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