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전국교사일동이 연 '국회 입법 촉구 추모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교사들이 지난달 극단적인 선택을 한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49재일인 9월 4일에 연가사용 등을 통한 단체행동을 예고하자 교육부가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다.
교육부는 일부 온라인 공동체(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9월 4일 집단행동은 관련 법령을 위반해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로, 이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그러면서 관련 법령에 대한 질의응답 자료를 시도교육청과 학교에 배포한다고 덧붙였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7조에 따라, 학교 임시휴업은 매 학년도가 시작되기 이전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정하며, 학기 중에는 비상 재해나 그 밖의 급박한 상황이 발생한 경우에 한해 사용이 가능하다.
교원의 연가는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에 따라 수업 및 교육활동을 고려해 사용해야 하며,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수업일을 제외해 사용해야 한다. 또한 병가는 질병 또는 부상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해 사용해야 한다.
교육부는 서이초 교사 49재 추모나 교사들의 집단행동을 위해 학교가 이날을 임시휴업일로 정하거나, 교사가 연가·병가를 사용하는 것, 교장이 교사의 연가‧병가를 승인하는 행위 역시 위법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교사는 학생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국가공무원으로서 국가공무원법 제66조에 따라 노동운동이나 그 밖의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집회참석을 하지 않더라도 집단 연가‧병가 등을 사용하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사실상 파업을 하는 것에 해당하므로, 관련 법령을 위반한 것에 해당한다.
교육부는 "교사가 학생들의 학습권을 외면한 채 수업을 중단하고 집단행동을 하는 것은 그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학교 현장의 학사운영과 복무관리가 이뤄졌는지 점검하고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법령을 위반해 임시휴업을 결정한 학교장에 대해서는 국가공무원법 제78조 등에 따라 최대 파면‧해임의 징계까지 가능하고, 형법 제123조의 직권남용(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사고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성실의무, 복종의무, 직장이탈금지 위반, 집단행위 금지 위반 등으로 연가·병가를 승인한 교장 및 사용 교원에 대해서는 국가공무원법 제78조 등에 따라 최대 파면‧해임의 징계가 가능하며, 동법 제66조 제1항을 위반한 우회파업에 해당하므로 동법 제84조의2(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따라 형사고발이 가능하다.
집회참석자에 대해서는 국가공무원법 제66조의 집단행위 금지 의무 위반으로, 국가공무원법 제78조 등에 따라 최대 파면‧해임의 징계가 가능하며, 동법 제84조의2에 따라 형사고발이 가능하다.
특히 일부 교육감들이 집단행동에 대한 지지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교육감이 집단행동 참여 교사들에 대한 징계의결요구에 불응할 경우 직무이행명령을 내릴 수 있고 이마저도 불응할 경우 형법 제122조 상 직무유기죄로 교육청에 대한 감사와 교육감에 대한 고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현장 교사들이 그동안 교실에서 느꼈을 어려움과 고통에 공감해 '학생 생활지도 고시안'과 '교권 회복 및 보호 강화 종합방안'을 신속히 마련해 발표하는 등 교권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여‧야‧정‧시도교육감 4자 협의체 운영을 통해 관련 입법을 위해 뜻을 모으고, 국회에서는 입법 조치들이 논의되고 있으므로 조만간 가시적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그러면서 교원단체 등에서 제안한 것처럼 저녁 시간이나 온라인을 활용하는 방식 등을 활용해 고인에 대한 추모를 할 것을 요청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위한 선생님들의 외침에 공감하고 있으며,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전국의 모든 선생님들은 일부의 불법적이고 조직적인 집단행동 선동에 현혹되지 말고, 교육이 멈추지 않도록 학교 현장을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전국 교사들은 9월 4일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정하고 대규모 집회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공교육 멈춤의 날' 참여자 집계 게시물을 블로그에 올렸던 한 교사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이 움직임의 취지는 각자 조용히 고인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지자는 것이었다"며 "집계는 '집회'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해당 게시물에서는 25일까지 8만명 이상이 '공교육 멈춤의 날'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