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28일 오후 국방부 검찰단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용산구 국방부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 사건을 수사했다가 항명 혐의로 입건, 28일 국방부 검찰단의 소환에 응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은 "사건 담당 군 검사가 경찰에 이첩된 기록을 탈취하는 행위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국방부 검찰단장과 담당 군 검사가 가담하지 않았다는 점이 명백히 밝혀지지 않는 한 목에 칼이 들어와도 이런 자들의 수사는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령 측 변호인 김정민 변호사는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 건물에 출석하는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25일 군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를 열어 12명 가운데 권익위 소속 위원이 불참, 위원장은 투표권이 없어 10명의 표결로 5명이 '수사 중단', 4명이 '수사 계속', 1명이 '기권' 의견을 냈다. 그러나 출석위원 과반수(6명)에 달하지 못해 결론을 내지 못했다.
심의위가 종료된 직후 국방부 검찰단은 박 대령에게 오는 28일 오후 2시에 조사를 받으라는 출석요구서를 보내 왔다. 박 대령 측은 출석은 하되 사실관계를 설명하는 본인의 진술서와 항명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변호인의 의견서를 제출, 나머지 사항에 대해서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7월 28일 담당 군 사법경찰관이 이미 (범죄혐의) 인지보고서를 1광수대장에게 보고했고, 그것이 당일 이미 결재됐다"며 "따라서 군사법원법과 대통령령에 따라 1광수대장에게는 즉시 사건을 이체할 의무가 발생했고, 그 의무화에 배치되는 어떠한 명령도 따를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내용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박 대령은 지난 8월 2일 수사기록을 경북경찰청에 이첩했지만 그날 오후 국방부 검찰단이 이를 다시 회수한 일에 대해 이를 '불법 탈취'라고 주장하며, 8월 11일 소환조사를 거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