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서울남부지방법원장과 대전고등법원장으로 재직하면서 특정업무경비와 업무추진비 1억3천만원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
5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남부지법원장과 대전고법원장으로 재직하던 39개월 동안 특정업무경비 5379만원, 업무추진비로 7925만원을 각각 썼다.
이 후보자 측은 "사법부의 공정한 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세부 지출내역은 제출하지 않았다. 또 특정업무경비 등의 건별 집행 일시와 목적, 금액, 참석인원 등을 밝히라는 의원실 요구에도 답하지 않았다. 증빙자료도 낼 수 없다고 했다.
특정업무경비는 예산·감사·수사·조사 등 특정한 업무 수행에 쓰는 돈이다. 지출 용도의 제한이 뚜렷하지 않고 사용처 관리 역시 엄격하지 않다.
법원은 최근 각 기관에 경비 집행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취지로 판결하고 있다. 검찰의 특정업무경비·업무추진비·특수활동비를 공개하라고 판결했고, 이달 1일에는 서울행정법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영화 관람 비용과 식사비, 대통령실 특수활동비 내역 일부를 공개하라고 판결하기도 했다.
박용진 의원은 "내로남불도 이런 내로남불이 없다. 사법부의 수장이 될 사람이 왜 이렇게 판결과 다르게 말하고 행동하느냐"며 "후보자가 과연 사법부의 신뢰회복을 말할 수 있는 인물인지 면밀히 검증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