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인권위 달려간 軍유족들 "군인권보호관 뭐하나" 항의 끝 퇴장당해

사건/사고

    인권위 달려간 軍유족들 "군인권보호관 뭐하나" 항의 끝 퇴장당해

    긴급구제 기각 등 비판하다 퇴장당해…일부 위원 함께 고성

    11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회의 도중 해병대 전 수사단장인 박정훈 대령에 대해 긴급구제를 기각한 김용원 군인권보호관에게 손팻말로 항의하는 군 사망사고 유족들. 박희영 기자11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회의 도중 해병대 전 수사단장인 박정훈 대령에 대해 긴급구제를 기각한 김용원 군인권보호관에게 손팻말로 항의하는 군 사망사고 유족들. 박희영 기자
    군 사망사건 유가족들이 11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회의 도중 해병대 전 수사단장인 박정훈 대령에 대해 긴급구제를 기각한 김용원 군인권보호관에게 큰 소리로 항의하다가 퇴장당했다.

    군 사망사고 유족 7명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인권위에서 열린 제13차 전원위원회에 방청인 자격으로 참가했다.

    이들은 김 군인권보호관과 한석훈 상임위원 등이 발언할 때마다 "군인권 외면하며 박정훈 대령 긴급구제 기각시킨 김용원 군인권보호관, 원민경·한석훈 군인권보호위원 사퇴하라"는 손팻말을 들고 침묵시위를 진행했다.

    이를 본 송 위원장이 "어떤 내용이든 위원회의 회의 진행에 관한 규정에 의하면 손팻말 등을 이용해 회의 진행을 방해하면 원활한 회의 진행을 할 수 없다"며 "회의 진행을 노골적이고 적극적으로 방해하는 행위는 아니더라도 위원들께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서로의 의견을 기탄없이 밝히고 토론하는데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제지해 결국 유족들이 손팻말을 내리고 자리에 앉았다.

    이날 인권위는 '인권침해 및 차별행위 조사구제규칙 제32조(합의)의 종결방식 처리 방안' 등을 안건으로 올려 논의했다.

    논의 과정에서 인권위 사무처가 검토한 내용을 "인권위가 검토"했다고 설명한 데 대해 이충상 위원과 김용원 군인권보호관이 항의하며 송 위원장과 갈등을 빚었다.

    이어 김 군인권보호관이 "최근 아주 불법적인 행위가 인권위 내에 만연하다"며 "9월 8일 심야에 인권위 사무처가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그대로 인용돼 명예 훼손되는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앞서 정기 수요시위 현장을 향한 욕설·혐오발언 등 인권침해를 막아달라는 요청을 경찰이 방치하고 있다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단체가 낸 진정을 인권위가 기각했다.

    이 과정에서 김 군인권보호관은 인권위 사무처가 기각 결정에 대한 후속 조치를 미뤘다고 보도자료를 내자, 사무처는 김 군인권보호관이 법적 근거 없이 기각 결정을 내렸다고 반박한 바 있다.(참고기사:인권위, '수요시위 보호' 진정에 법적 근거 없이 기각 결정)

    이날 의결 안건과 관련이 없다며 송 위원장이 제지하려고 하자, 김 군인권보호관은 "경청하세요"라며 발언을 이어가려 하는 등 다시 대립했다.

    방청석에서 이런 상황을 지켜보던 유가족들이 "군인권보호관 제도나 똑바로 하라", "박정훈 대령 (긴급구제 신청을) 왜 기각했느냐", "군인권보호관은 유족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사퇴하라"고 소리쳤다.

    이에 김 위원과 이 위원이 유족들의 퇴장을 요구했다. 이 위원은 유가족을 향해 삿대질하며 격앙된 목소리로 "당장 퇴장시키라"고 했다.

    소란이 발생하자 인권위 직원들의 저지로 유가족들이 퇴장당하면서 회의는 10여 분간 중단됐다.

    전원위원회실을 나온 고(故) 이예람 중사 아버지 이주완씨는 "군 사망자 유가족들이 피눈물로 만든 게 군인권보호관 자리"라며 "외압을 막고 (군 사망사건을) 제대로 수사할 수 있게끔 해줘야 하는 사람이 인권위 김용원 군인권보호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가족들 아픈 마음을 치료하기 위해 사회단체와 협조는 못 할망정 군인권보호관이 인권위 로고 밑에다가 (군인권센터에 의한) 명예훼손 내용을 담아 공식적으로 기자들에 돌렸다"며 "이게 말이 되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고(故) 홍정기 일병의 어머니 박미숙씨는 "박정훈 대령 사건을 국가가 (군 복무 중 발생한 아들의 죽음에) 책임져 주지 않는다면 더 이상 저희 엄마들은 병역의 의무를 따르게 키울 필요가 없게 된다"며 "국방부의 진실을 봤기 때문에 저희는 물러설 수 없다. 저희가 더 이상 길바닥에서 헤매지 않도록 국가 시스템이 작동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