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알하우즈주 물라이 브라힘 마을에서 열린 지진 희생자 장례식에서 사람들이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지난 8일(현지시간) 모로코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2800명을 넘어섰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와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모로코 내무부는 이날 오후 7시 현재까지 이번 지진으로 2862명이 숨지고 2562명이 다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수는 하루 만에 740명이 늘었다. 진앙이 위치한 알하우즈 주에서 1604명이 사망해 가장 피해가 컸다.
사망자들은 거의 대부분인 건물 잔해에 매몰돼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자 가운데 중환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 전망이다.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규모 6.8 강진이 발생한 지 사흘째인 10일(현지시간) 마라케시 아미즈미즈 인근의 한 마을에서 주민들이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강진 피해 현장에서는 필사적인 구조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구조대원들은 별다른 장비를 갖추지 못한 채 맨손으로 구조 작업에 나서고 있으며 거의 탈진 상태라고 BBC는 보도했다.
이에 따라 모로코 당국을 향해 국제 사회의 지원을 더 수용하라는 압력과 분노가 커지고 있다. 현재 모로코는 스페인과 영국,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4개국의 지원만 받아 들였다.
모로코 당국 관계자는 "만약 세계 각국의 팀들이 갑자기 모로코에 도착한다면 너무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워낙 피해 지역이 넓고 수많은 사람들이 실종 상태여서 구조 인력과 장비가 절실한 상태다.
특히 이른바 구조의 '골든타임'인 72시간이 다해가면서 수색과 구조는 절박하다.
스페인 소방관 30명으로 구성된 팀의 통신 책임자인 알베르트 바스케스는 AFP 통신에 "3일이 지나도록 살아있는 사람들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알하우즈 주의 한 산간 마을에 도착한 모로코 군 구조대는 단 1명의 생존자라도 더 구하기 위해 건물 잔해를 헤치고 있지만 이미 주민의 절반 이상이 숨지거나 실종됐다고 한다.
10일(현지시간) 한 아이가 규모 6.8 강진으로 초토화된 모로코 중부 아미즈미즈 마을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익명을 요구한 모로코 군의 한 구조대원은 로이터에 "벽과 천장 대부분이 무너지면서 흙더미로 변한 상태에서 생존자를 끌어내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이 마을 주민 200명 중 무려 90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여전히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사람의 수도 다수라고 BBC는 보도했다.
생존자들의 상황도 최악이다. 강진 이후 계속 노숙중인데 잠도 못자고 밥도 먹지 못하고 있다.
영국 구조 자선단체 EMT의 톰 고드프리 팀장은 "인도주의적 구호가 절실히 필요한 남서부 지역이 최악의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지원이 더 지연될 경우 질병의 위험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