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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도심 하천에서 익수사고…'학장천 사고 판박이'



부산

    또 도심 하천에서 익수사고…'학장천 사고 판박이'

    20일 부산 금정구 온천천에서 급류 휩쓸린 여성 실종
    2달 전 '학장천 실종사고'와 판박이
    갑작스런 폭우로 짧은 시간 내 도심 하천 수위 급격히 올라
    지자체 출입 통제 허점…비상대피시설 없어 대피 어려워

    20일 부산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온천천 물이 급격하게 불어나 여성이 실종됐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20일 부산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온천천 물이 급격하게 불어나 여성이 실종됐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부산에서 폭우로 불어난 하천 급류에 시민이 휩쓸려 실종되는 사건이 두 달 만에 또 다시 반복됐다. 도심 하천이 짧은 시간에 급격히 범람하며 미처 대피하지 못 했단 점에서 두 달 전 학장천 실종사고와 '판박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0일 오후 5시 48분쯤 부산도시철도 1호선 온천천역 인근 온천천에 여성이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당시 여성은 온천천 내부 구조물을 붙잡고 버티고 있었으나 소방 대원들이 도착해 구조 작업을 준비하는 사이 결국 물살에 휩쓸려 실종됐다.
     
    소방당국은 이 여성이 실종된 직후 곧바로 수색에 나섰고, 경찰과 해경, 동래구와 금정구 등 기초단체 등 300여 명이 합동 수색을 벌였다. 그러나 밤샘 수색 작업에도 아직까지 여성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사고는 두 달 전 장마기간에 발생한 학장천 실종사고와 여러모로 판박이인 모습이다.
     
    장마 기간이던 지난 7월 11일 갑자기 쏟아진 폭우에 사상구 학장천이 범람하면서 A(60대·여)씨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지난 4일까지 두 달 가까이 이어진 수색작업에도 A씨의 행방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온천천과 학장천은 평소 주민들의 접근이 자유로운 도심 하천이다. 두 실종자 모두 사고 직전 비가 거의 내리지 않을 때 하천변으로 접근했다가 위험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순식간에 불어난 물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7월 11일 사상구 학장천에서 60대 여성이 실종돼 소방당국이 수색을 벌이는 모습.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지난 7월 11일 사상구 학장천에서 60대 여성이 실종돼 소방당국이 수색을 벌이는 모습.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학장천 사고 당시 비가 오기 시작한 오후 3시쯤 0.18m였던 학장천의 수위는 실종 신고가 접수된 3시 30분에는 무려 1.44m에 달했다. 30분 여 만에 수위가 1.25m가량이나 올라간 것이다. 이번 사고에도 실종 신고 접수 직전까지 0.49m 수준을 유지하고 있던 온천천의 수위는 불과 20여 분만에 1m를 돌파했고, 30여 분이 더 흐른 뒤에는 2.14m까지 높아졌다.
     
    두 사건 모두 미처 대피할 새도 없이 짧은 시간 내 급격하게 하천의 수위가 올라가며 급류에 휩쓸렸다. 이상 기후로 폭우가 갑자기 쏟아지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는 만큼 하천 범람과 같은 급작스러운 재난상황에 더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지점이다.
     
    또한 두 사건에서는 지자체의 하천변 출입 통제 등 안전 관리의 허점도 제기됐다. 학장천은 출입로 원격통제시설이 없어, 사전에 쇠사슬 등으로 출입을 통제했지만 실제 통제 효과가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반면 온천천엔 이미 출입로 원격차단시설이 있었지만 사고 당일 금정구가 출입을 차단한 건 이미 장대비가 시작된 이후인 오후 5시 30분이었다. 인접한 동래구도 10분 뒤에야 출입로를 차단했다. 전날부터 많은 양의 비가 이미 예보됐던 만큼 출입로 통제 시점이 다소 늦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하천 범람으로 실종 사고가 발생한 당시 학장천과 온천천의 수위 변화 모습. 두 하천 모두 갑작스럽게 비가 쏟아진 이후   짧은 시간 내 급격하게 수위가 올라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부산시 도시침수통합정보시스템 제공하천 범람으로 실종 사고가 발생한 당시 학장천과 온천천의 수위 변화 모습. 두 하천 모두 갑작스럽게 비가 쏟아진 이후 짧은 시간 내 급격하게 수위가 올라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부산시 도시침수통합정보시스템 제공 
    하천 수위가 올라가는 등 뒤늦게 위험을 알아채도 대피가 어렵다는 점도 닮았다.
     
    학장천에서 A씨와 함께 있던 지인은 물살을 피해 하천의 구조물에 매달려 있다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됐다. 이번 온천천 실종자도 처음 신고가 접수된 시점부터 15분이 훌쩍 넘게 구조물에 매달려있었지만 밖으로 대피할 수는 없었다. 하천변에서 위로 올라올 수 있는 비상계단 또는 사다리 등 비상대피시설이나 구명장비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한편 부산시는 학장천 실종 사고를 계기로 지역 내 하천 모든 출입로에 원격 차단시설을 설치하고, 학장천 등 일부 하천엔 비상대피시설을 설치하기로 했다.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내년 장마 전까지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대책안이 무색하게도 두 달 만에 판박이 사고가 반복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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