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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전남TP, '수상한 용역' 감사 결론 뒤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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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전남TP, '수상한 용역' 감사 결론 뒤집기

    올해 초 용역 끼워넣기 의혹 자체 감사 착수
    최초 감사, 수사기관 고발·전남도 감사 요청
    재감사로 TP 책임 해석 달리해 정반대 결론
    전남TP "최초 감사 잘못돼 다시 한 것" 해명

    전남테크노파크 전경. 최창민 기자전남테크노파크 전경. 최창민 기자
    전라남도 출연기관인 전남테크노파크가 퇴직 공직자와 관련한 비R&D 용역사업 끼워 넣기가 논란이 되는 가운데 해당 사안에 대한 감사실의 자체 감사가 번복돼 의혹이 커지고 있다.
     
    21일 전남테크노파크(이하 전남TP) 등에 따르면 전남TP와 고흥군은 전남 소재 유망 드론기업 발굴과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한 '드론기업 역량강화지원사업'에 대해 올해 초 감사를 진행했다.
     
    전남TP 경영전략기획실은 해당 사업의 3차년도 사업 편성예산 검토 과정에서 전남TP 퇴직 직원 A씨가 참여기관 총괄책임자로 들어온 것을 확인하고 감사실에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에 저촉되지 않는지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감사실은 관련 사업의 협약서와 사업계획서, 관련 서류 등을 검토하고 사업 추진 관계자 5명을 대상으로 문답을 통해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그 결과 2차년도 사업에서 협약을 변경해 순천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참여기관으로 갑자기 들어왔고, 참여기관의 역할과 책임이 명시되지 않은 비정상적이고 기형적인 사업방식의 협약서가 작성된 정황을 확인했다.
     
    또 전라남도 신성장산업과와 고흥군 우주항공추진단이 우주발사체 클러스터조성사업 예비타당성 심사를 위한 기획보고서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전남TP 퇴직 직원 A씨가 소속된 순천대 산학협력단 B연구소를 사업에 참여시키기 위해 편법으로 끼워 넣은 것으로 봤다.
     
    이 과정에서 전라남도와 고흥군 담당부서가 개입해 별개의 용역사업을 마치 용역사업이 아닌 것처럼 명칭을 '정책지원'으로 포장해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등 비정상적인 용역사업 끼워 넣기 정황도 확인했다.
     
    특히 3차년도에는 A씨가 총괄책임자가 되면서 용역사업비가 2차년도(5천만원)보다 2배 늘어난 1억 원으로 증액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실은 해당 용역사업이 2천만 원을 넘어 수의계약이 아닌 일반입찰 대상이지만 '참여기관'이란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편법으로 끼워 넣어 사업을 추진했다고 판단했다.
     
    또 B연구소가 수행한 용역 역시 법적 근거 없이 다른 업체에 재위탁된 것도 부적정한 처사로 봤다.
     
    더욱이 A씨가 전남TP 퇴직 전 센터장으로 재직하면서 드론 관련 사업당당자들을 지휘·감독했던 만큼 이번 사업과 관련해 사적이해관계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전남TP 사업담당자와 센터장, 본부장 등 5명에 대해 A씨를 사적이해관계자로 소속기관장에게 신고해 회피 신청을 해야 했지만 신고가 이뤄지지 않아 이해충돌방지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감사실은 또 전남TP 실무책임자가 전남TP 연구용역관리지침, 지방계약법을 검토해 수의계약이 불가능하고 일반입찰의 경우 B연구소가 낙찰되기 어렵다는 것을 고흥군에 알렸으나 3자간 협의를 통해 '드론기업 역량강화지원사업'에 편법으로 B연구소를 참여기관으로 선정하게 한 정황을 확인했다.
     
    또 B연구소 참여연구원 현황을 통해 연구원 4명의 학력과 전공이 해당 용역을 수행할 만한 전문성을 갖추지 않은 연구소라고 판단했다.
     
    전남테크노파크 출입문에 로고가 붙어 있다. 최창민 기자전남테크노파크 출입문에 로고가 붙어 있다. 최창민 기자
    감사실은 이처럼 이번 비R&D 용역사업이 끼워 넣기되는 과정에서 전남도와 고흥군 담당부서의 외압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해 전라남도에 해당 부서 사업관련자들에 대한 감사를 요구했다.
     
    또 전남TP 관계자 5명에 대한 징계와 순천대 협조 요청은 물론, 전남TP 업무에 무리하게 관여한 퇴직 공직자 A씨를 수사기관에 고발하기로 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전남TP 감사실의 이 같은 첫번째 감사 결과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감사실 실장과 담당자가 바뀐 뒤 재감사가 이뤄졌다.
     
    감사실 직원들이 교체된 뒤 이뤄진 감사에서 감사실은 "2차년도 사업추진 중에 새로운 사업을 추가해 변경협약을 체결한 사례는 다소 이례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협약체결에 따른 제반 절차나 구체적인 사안을 금지하거나 제재하는 법령이나 관련 규정이 없다"고 밝혔다.
     
    또 "변경된 협약체결 이후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었다"면서 "사업내용을 추가해 변경한 협약체결에서 특별한 문제점을 발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감사실은 또 "자문 결과 A씨와 함께 근무한 직원 간에는 사적이해관계자에 해당한다"면서도 "제반사항을 감안해 드론기업 드론기업 역량강화지원사업 추진과정에서 참여기관인 순천대 산학협력단 B연구소에 소속된 A씨와 전남TP 공직자 간 사적이해관계가 성립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감사의 핵심 쟁점인 우주 관련 용역사업 추진 과정의 부적정성,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에서 첫 번째 감사와 두 번째 감사 결과가 정반대로 나온 셈이다.
     
    이 같은 판단에 따라 감사실은 A씨에 대한 수사기관 고발이나 전남도 감사 요구, 순천대 협조 요청 없이 전남TP 관계자들에 대해 주의를 촉구하는 것으로 조치를 마무리했다.

    이에 대해 전남TP 감사실 관계자는 "감사보고서 자체가 잘못 작성되어서 재작성한 것이지 재감사가 이뤄진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2차년도 9월 우주 발사체 클러스터 구축 사업이 필요해짐에 따라 당초 고흥군과 전남TP 간의 협약을 변경하고 순천대학교를 포함시켰다"며 "이는 협약 변경에 의한 사업 참여로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진행된 것이지, 2천만 원 이상의 수의계약을 금지하고 있는 지방계약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한편 순천대학교 측은 논란이 된 A씨에 대해 최근 사표를 수리했다고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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