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서울 도심 하천에 반려동물로 도입됐다가 버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외래거북이 다수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외래종은 인간에 의해 의도적으로 도입되거나, 비의도적으로 유입돼 자연적인 범위를 넘어 분포하게 된 생물로 국제 교류가 늘어나고 반려동물 시장이 성장하면서 그 규모가 커지고 있다.
24일 한국환경생태학회지 최신호에 실린 '한국의 서울 도심에 위치한 중랑천의 외래거북 현황' 논문을 보면 2021년 4~10월 서울 도심 하천 6곳에서 외래거북 7종 102마리가 발견됐다.
종별로 보면 리버쿠터가 74마리로 가장 많았다.
이어 중국줄무늬목거북 11마리, 붉은귀거북 6마리, 노란배거북 4마리, 플로리다붉은배거북 4마리, 쿰버랜드거북 2마리, 동부비단거북 1마리 순이었다.
토종 거북인 자라도 52마리 발견됐다. 연구 기간 발견된 거북 가운데 3분의 2가 외래종인 셈이다.
외래거북 7종 중 동부비단거북을 제외한 6종은 생태계 교란종이다.
이들은 먹이와 서식지를 두고 토종 거북과 경쟁하는 과정에서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중국줄무늬목거북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남생이와 교잡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에서 발견된 외래거북은 반려용으로 들여왔다가 유기돼 생태계에 정착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로 인구가 많은 도심에서 관찰된다는 점은 이런 추정을 뒷받침해준다.
연구진은 "도심 주변에서 꾸준히 펫숍 생물이 발견되고 있다"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외래생물 실태를 파악하고 수입·유통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논문 작성에 참여한 이정숙 북부환경정의중랑천사람들 대표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최근 3년간 모니터링한 결과 외래거북이 꾸준히 증가했고 올해는 늑대거북도 포획됐다"라며 "외래거북 증가를 막으려면 사육하는 사람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환경부 '생태계교란생물 현장관리 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들어온 외래종은 2009년 894종에서 2021년 2천653종으로 연평균 16%씩 증가해왔다.
이 중에서 생태계에 정착한 것으로 판단되는 종은 707종(26.6%)에 달한다.
생태계에 미치는 위해성을 평가한 결과 가장 높은 등급(1~3등급 중 1등급)을 받은 유입주의생물과 외래생물 가운데 적극적인 관리를 필요로 하는 생물은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된다.
생태계 교란종은 원칙적으로 수입·반입·사육·재배·방사·이식·양도·양수·보관·운반·유통하면 안 된다. 이를 어기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