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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값 줄인상에 시민들 울상…추석 이후 물가 또 오른다

사건/사고

    우유값 줄인상에 시민들 울상…추석 이후 물가 또 오른다

    10월 첫날부터 줄줄이 '우유값' 인상…편의점 경우 3천원대 돌파
    상대적으로 저렴한 PB브랜드·특가상품 인기…"굳이 비싼 우유 먹어야 하나"
    연말까지 지하철 요금·기름값·전기요금 연달아 인상 전망

    1일부터 우유값이 일제히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형마트 PB브랜드 제품은 거의 동났지만, 국산 브랜드 흰우유는 재고가 많이 쌓여 있었다. 양형욱 기자1일부터 우유값이 일제히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형마트 PB브랜드 제품은 거의 동났지만, 국산 브랜드 흰우유는 재고가 많이 쌓여 있었다. 양형욱 기자
    10월의 첫날인 1일, 우유·치즈 등 유제품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 대중교통 요금, 국제유가 등이 줄줄이 오르면서 시민들의 지갑은 더욱 얇아질 전망이다.
     
    이날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시민들은 우유 가격이 뛰어오르자 가격이 저렴한 PB(자체브랜드) 제품이나 '특가상품'으로 눈길을 돌린다고 입을 모았다.
     
    딸을 키우는 한모(46)씨는 우유값 인상으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는 아이가 자주 마시는 우유를 당장 줄일 수는 없다 보니 되도록 저렴한 우유를 사려 고군분투하고 있다.
     
    한씨는 "(우유) 성분은 다 똑같으니까 (저렴한) 마트 자체 상품을 구입하게 된다"며 "동네 할머니들은 유통기한이 다 된 우유를 반값에 구매하려고 전쟁을 치른다. 심지어 제 바구니에 있는 우유를 가져가신 할머니도 있었다"고 씁쓸해했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홍성호(35)씨는 연거푸 뛰어오르는 우유값에 반감이 생겨 우유 소비를 줄일 계획이다. 그는 "요즘에는 수입 우유도 많이 들어와서 '굳이 (국산 브랜드 우유를) 먹어야 되나' 싶다"며 "치즈와 버터를 좋아해서 유제품을 많이 사는데, 우리나라 제품이 너무 비싸서 차라리 해외 제품을 많이 먹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업계 주요 상품 출고가를 살펴보면 서울우유의 흰우유 제품인 '나100%우유(1ℓ)' 출고가는 대형할인점 기준 3% 인상됐다. 남양유업의 '맛있는우유GT(900㎖)' 출고가는 4.6%, 매일유업의 흰우유 제품(900㎖) 출고가는 4~6%, 동원F&B의 '덴마크대니쉬더건강한우유(900㎖, 2입) 판매 가격은 4.2% 올랐다.
     
    게다가 편의점에서 흰우유를 살 경우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서울우유와 남양유업의 흰우유 제품 판매 가격은 4.9% 올라 3200원이 되었다.
     
    가공유와 발효유도 덩달아 가격이 뛰었다. 동원F&B는 1일 가공유 제품 편의점 가격을 기존가보다 11.1%나 올렸다. 서울우유의 가공유 제품(300㎖)과 요거트 '비요뜨'의 편의점 가격도 마찬가지로 각각 11.1% 올랐다. 남양유업의 '불가리스' 가격은 1800원에서 2000원으로 올라 2천 원대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빵과 커피, 아이스크림 등 다른 유제품 가격도 덩달아 오르는 '밀크플레이션'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1일 시민들이 서울 양천구의 한 대형마트를 찾아 유제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양형욱 기자1일 시민들이 서울 양천구의 한 대형마트를 찾아 유제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양형욱 기자
    문제는 비단 우유값만 오르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추석 연휴 이후 유가, 전기세, 대중교통 요금 등 생활물가가 전반적으로 뛰어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정부는 추석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를 잡기 위해 물가 안정 대책을 총동원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는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비축물량을 풀어 670억 원 규모의 할인 지원 정책을 펼쳤다. 농식품부는 비축물량 14만 5000톤을, 해수부는 4859톤을 시장에 집중 공급해 지난달 22일 기준으로 20개 추석 성수품의 소비자 가격을 작년보다 6.3% 가량 낮췄다.
     
    이처럼 정부가 시장 수요보다 많은 물량을 공급하면서 이상기후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한 사과와 배의 소비자가격은 작년과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이었다. 해수부 소관 6개 품목 중 갈치와 마른 멸치는 작년보다 2~30% 낮은 가격으로 거래됐다.
     
    추석을 앞두고 정부가 물가 인상을 억눌렀던 만큼, 역으로 추석 연휴가 끝나는 이번 달부터 생활 물가가 줄줄이 인상돼 체감물가 널뛰기 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당장 버스·지하철 대중교통 요금이 이번 달부터 오른다. 서울 지하철 요금은 오는 7일부터 기존 1400원에서 1550원으로 뛴다. 인천광역시도 지하철 요금을 150원, 버스 요금을 250원씩 올리기로 했다.
     
    대중교통이 아닌 자가용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주요 산유국의 감산 조치에 따라 9월 국제유가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유가 오름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전기요금도 올해 4분기부터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유관기관은 이번 달 올해 4분기 전기 요금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다만 한국전력은 전기요금 정상화를 이유로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분기마다 전기요금을 올려왔다.
     
    이 때문에 이번 달부터 물가는 본격적으로 오름세로 들어설 전망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33으로 전년 대비 3.4%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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