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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 입항 韓해군 전단…"한미동맹 70주년, 더 발전하길"

미국/중남미

    볼티모어 입항 韓해군 전단…"한미동맹 70주년, 더 발전하길"

    대한민국 해군 한산도함이 9일(현지시간) 미 볼티모어 항구에 입항했다. 최철 기자대한민국 해군 한산도함이 9일(현지시간) 미 볼티모어 항구에 입항했다. 최철 기자
    9일(현지시간) 오전 10시쯤. 태극기를 뱃머리에 단 두척의 군함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자 항구에 마중 나온 예비역 참전용사와 현지 한인회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큰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해군사관학교 생도(78기) 151명을 포함한 장병 460여 명을 태운 해군 훈련함 한산도함 등이 미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에 입항한 것.

    지난 8월 28일 진해 군항을 출발한 해군 순항훈련전단이 원양 항해훈련의 3번째 기착지로 미국을 방문한 순간이었다.
     
    해군 순항훈련전단은 올해 순항훈련 70회를 맞아 역대 7번째 세계일주에 나섰고, 볼티모어 입항은 지난 2018년 이후 5년 만이었다. 
     
    지난 1954년 해사 9기생부터 시작된 해군 순항훈련은 임관을 앞둔 4학년 사관생도들이 해군장교로서 갖춰야할 함정 적응 및 임무 수행 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원양 항해 훈련이다. 이번 훈련에는 내년 3월 임관을 앞둔 해사 79기 생도 150여 명이 동승했다. 
     
    특히 순항훈련전단은 올해 6·25 정전 및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해 볼티모어를 방문했으며, 이번 방미 기간 중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 헌화를 비롯한 보훈 요양원 위문 등 참전용사에 대한 감사와 보은의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다. 
     
    한산도함 격납고에서 열린 입항 환영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최철 기자한산도함 격납고에서 열린 입항 환영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최철 기자
    공식 환영행사가 열린 한산도함 격납고에는 재향군인회, 해군동지회 등 머리가 희끗희끗한 예비역들이 대거 참석해 후배들의 입항을 반겼다.
     
    재향군인회 미 동부지회 김인철(80) 회장은 "코로나 때문에 오랜만에 입항하는 후배들을 보니 옛날과 달리 너무 발전하고 새로운 모습에 고맙고 마음이 뿌듯하다"며 "해군 생도들을 위해 햄버거 300개를 주문해서 가져왔다"고 말했다. 
     
    한미 동맹 70주년과 관련해 그는 "여기가 한국 같을 정도로 한국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며 "지난달 말 한미 베테랑들이 모여 알링턴 국립묘지를 참배했고, 조만간 인천상륙작전에 참가했던 미 해병대 노병(老兵)들을 초청해 만찬행사도 열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훈련에 참가한 안예담 해사 대표 생도(4학년)는 "한미동맹 70주년이라는 뜻깊은 해에 훈련에 참가하게 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한미 동맹의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고, 앞으로도 한국이 조금 더 주도적으로 동맹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발전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 해군 최초로 대한민국 해군 순항훈련에 참가한 웨이너 소령. 최철 기자미 해군 최초로 대한민국 해군 순항훈련에 참가한 웨이너 소령. 최철 기자
    이번 순항훈련전단에는 해군사관학교 영어학과 교환교수로 근무중인 크리스토퍼 웨이너 소령이 미 해군 최초로 동행했다.
     
    웨이너 소령은 유창한 한국어로 "한국을 사랑하고 좋은 경험을 갖고 싶어 한국 근무를 자원했다"며 "해사 생도들은 정말 훌륭하고 예의 바르고 훈련이 잘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미동맹 7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에 훈련에 참가하는 만큼, 사관생도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해 강철처럼 견고한 한미동맹 발전에 작게나마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공식 환영행사에 참석한 한·미 양국 인사들은 한결같이 한미동맹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수잔 리 메릴랜드주 주무장관은 "이번 입항식은 한국과 미국의 70년 협력과 동맹을 기념하는 매우 뜻깊은 행사"라며 "우리는 한국전쟁에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불의에 맞서 싸운 미군과 한국군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촌이 한국의 동맹국들과 함께 자유를 수호했다'고 밝힌 리 장관은 "현재의 번영은 미군과 한국군의 용기와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한국 사위'로 유명한 래리 호건 전 메릴랜드 주지사의 부인인 유미 호건 여사도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최철 기자'한국 사위'로 유명한 래리 호건 전 메릴랜드 주지사의 부인인 유미 호건 여사도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최철 기자
    이날 행사에는 '한국 사위'로 유명한 래리 호건 전 메릴랜드 주지사의 부인인 유미 호건 여사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유미 호건 여사는 "남편이 주지사일 때도 한국 해군의 입항 행사에 참석했었는데, 오늘 다시 입항행사에 와서 보니 늠름한 모습에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며 "지난 70년간 한미 동맹은 굳건했고, 앞으로도 이 관계가 계속적으로 발전해나가기를 응원하고 돕겠다"고 말했다.
     
    순항훈련전단을 이끄는 조충호 전단장(준장)은 답사에서 "한미동맹 70주년이라는 역사적인 해에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인 미국에 올 수 있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사관생도들은 한미동맹의 가치와 '위국헌신 군인본분'의 숭고한 뜻을 생각해볼 소중한 기회를 얻게 됐다"고 평가했다.
     
    군수지원함 화천함의 모습. 최철 기자군수지원함 화천함의 모습. 최철 기자
    한편 이날 입항한 해군 순항훈련전단은 오는 13일까지 미국에 머물며 참전용사에 감사를 표하고 한미동맹의 가치를 되새기는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미 해군사관학교와 국방부 방문은 물론 한국전쟁 참전기념회 헌화 및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 견학 등도 예정돼 있다. 
     
    순항훈련전단의 다음 기항지는 캐나다 핼리팩스로, 141일간의 훈련을 마치게 되면 지구 한바퀴 반 정도의 거리인 약 55,600km를 항해한 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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