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풀려난 미국인 수감자들이 18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이란 외무부는 전날 한국에 동결된 이란 자금이 카타르로 송금됨에 따라 미국과 죄수 교환이 진행될 것이라 밝혔다. 연합뉴스카타르 은행에 예치돼 있던 이란 자금 60억 달러(약 8조원)가 다시 동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따라 한국에 묶여있었던 이란의 원유 수출 대금으로, 지난 8월 미국은 이란에 억류돼 있던 미국인 5명을 송환하는 조건으로 해당 자금의 동결을 해제한 바 있다.
최근 일각에서 이스라엘을 공격한 하마스의 배후에 이란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미 정치권에서는 이 돈을 '재동결'해야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12일(현지시간) "월리 아데예모 미 재무부 부장관이 하원 민주당 의원들에게 '해당 자금이 당분간 어디로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사실상 '재동결 방침'을 공개한 셈"이라고 전했다.
앞서 미국은 해당 자금을 동결하면서, 이란 국영 은행이 아닌 카타르에 송금하도록 한 뒤 이란이 식량과 의약품 등을 수입할 때 해당 자금을 쓸 수 있도록 조건을 걸었다.
바이든 행정부는 정치권의 '재동결' 요구에 "이 돈은 미국의 엄격한 감시하에 인도주의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고 이란이 아직 한 푼도 쓰지 않았다"고 버텼지만, 민주당 의원들까지 가세해 재동결을 촉구하자 방침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란은 "해당 자금은 이란 국민의 정당한 소유"라며 반발하고 있다.
WP도 "바이든 행정부가 이란과 어렵게 한 합의를 깨고 자금을 '재동결'하는 것은 지정학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올 수 있다"며 "하마스 사태가 역내 국가들과 미국의 관계를 재형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