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제 사업을 맡고 있는 김혜선 경주시 징수과 담당이 경주시의 기부 현황과 답례품 선정과정을 설명했다. 진유정 기자
▶ 글 싣는 순서 |
① 일본 변방 '히라도시'가 일군 고향납세 '기적' ② 일본 히라도 농수산물 답례품 호응 비결 ③ 국내 고향사랑기부제 선도 지역, 활성화 전략1 -전북 임실 '임실 치즈'로 기부자 마음 선점 ④ 국내 고향사랑기부제 선도 지역, 활성화 전략2 -경북 경주, 경기 가평·의정부를 중심으로 ⑤ 국내 고향사랑기부제, 제도 안착 방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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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지자체 곳곳에서는 특별한 이벤트와 다양한 선물을 원하는 관광, 소비시장에 부응하기 위해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도 개성있게 발전해가고 있다.
온 가족과 함께 혹은 친구, 연인들끼리 즐길 수 있는 각종 여행 투어나 놀이동산 패키지는 물론 전문 코치에게 배우는 컬링, 벌초 작업, 지역 농산물 만든 100% 수제 고급 만주 등 먹거리까지 각 지자체에서는 '우리 지역'에서만 받을 수 있는 이색 답례품으로 제도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주시' 사계절 체험 레저 스포츠· 숙박시설로 '체류형 관광 상품' 선점
경주시는 지난 8월 기준 고향사랑기부자가 1850명을 넘어섰고 100만원이상 고액기부자가 40여명, 1인당 기부액 평균은 14만 9천원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기존에는 모든 지역이 그렇듯 경주시도 농수산물을 중점으로 답례품을 준비했다. 이후 기부자의 특성을 철저히 분석해 가공식품과 공예품, 문화예술, 관광 서비스 등 35가지로 상품을 넓혔다.
경주는 신라의 많은 문화재가 보존되고 있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런 강점을 활용해 답례품 중 1인 1만4천원 상당의 사적지 입장권을 선보였다. 대릉원, 동궁과월지, 오릉, 포석정, 김유신장군묘, 무열왕릉 등 6곳의 경주 사적지를 입장할 수 있다.
경주시는 지역의 테마파크 업체와 기존 파크 이용권보다 저렴하게 협약을 체결해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선정했다. 진유정 기자기존에 있던 문화 유적지와 관광시설외에 대기업이 운영하는 체험시설도 연계해 인기를 끌고 있다. 아쿠아빌리지 입장권, 경주루지월드, 경주월드, 라라랜드 등이다. 아쿠아빌리지의 경우 7세 미만의 가족동반에게, 사적지 입장권은 초중학생들과 부모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는게 경주시의 설명이다.
추석이나 제사 때 고향에 오지 못해 묘지를 직접 관리하기 어려운 산주나 임업인 등에게 편의를 게공하는 '벌초대행 서비스'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부액이 최소 10만원 이상이어야하는 기준이 있지만 경주산림조합 전문가들의 체계적인 관리가 입소문이 나며 호응을 얻고 있다.
김혜선 경주시 징수과 담당은 "올 초 많은 관심으로 기부액이 1억원이 넘었고 현재도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답례품의 경우 체험 위주로 경주에서 가족이나 지인들과 함께 체류할 수 있는 한옥 스테이나 카라반, 휴양림, 파크이용권 등의 상품으로 범위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의정부 '현직 컬링 선수와 경기' '부대찌개'를 답례품으로
경기 의정부 컬링 경기장 전경. 진유정 기자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인기를 끌었던 종목 중 하나를 꼽으라면 '영미'를 외쳤던 컬링이 아닐까?
우리나라에는 컬링장이 6곳이 있다. 서울 태릉(선수촌), 경기 의정부, 충북 진천(선수촌), 강원 강릉, 경북 의성 등으로 이중 일반인이 사용할 수 있는 곳은 경기 의정부, 경기 동두천, 경북 의성, 강릉 컬링센터 4곳이다.
의정부시는 현직 컬링 선수들과 지혜를 모아 2시간 컬링 강습 답례품을 준비했다. 기초자세 교육은 물론 미니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 교육에 필요한 컬링화와 브러시, 안전모, 무릎보호대 대여 등을 포함해 2만6800원에 이용 가능하다.
의정부시의 또 다른 대표 답례품은 '부대찌개'다. 과거 주한미군 주둔지 주변 주민들로부터 시작된 부대찌개는 전국 어디를 가던 '의정부 부대찌개'라는 식당 간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의정부시는 의정부가 부대찌개 원조라는 가치를 고향사랑기부제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특색있는 답례품 발굴을 위해 품목과 공급업체를 추가로 계속 선정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추석을 맞아 귀성객을 위한 홍보 및 유튜브 홍보를 적극적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운 휴식처 가평, 추억을 관계인구로
가평 '잣만주'는 지역의 농산물로 지역민이 직접 만들어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제공되고 있다. 진유정 기자경기도 가평군은 지역 농산물을 이용해 만든 '잣만주'를 포함해 사과, 쌀, 포도즙, 한우세트, 전통주, 지역특산주, 산양삼 담금주 DIY 키트, 자라섬재즈페스티벌 티켓 등을 답례품 주력 상품으로 정했다.
특히 쌀, 사과, 콩, 달걀 등 가평군에서 생산되는 재료로 영양간식의 일종인 잣만주를 생산하는데 식품보존료가 들어가지 않은 주문제조 방식이다. 특히 대한민국제과기능장이 재료 손질부터 포장까지 100% 수작업으로 만들어 고급 선물용 답례품으로 구분된다.
이계충 사장이 잣만주 만드는 과정을 직접 보여주고 있다. 박정민 기자답례품업체로 지정된 농업회사법인 생제비주식회사 이계충 사장은 "만주의 재료는 모두 '가평'에서 나고 자란 것이 가장 특징이며 고집하려고 노력중이다. 또한 재료 손질부터 포장까지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가평이 알려져야 만주도 알려지기 때문에 전국의 각종 박람회 등에서 홍보를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평군은 청년단체와 협업해 공식 고향사랑 기부제 홍보영상을 제작하고 매년 자라섬에서 열리는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주관 업체와 입장 할인권 등을 활용해 관광객들을 가평의 관계인구로 만들어 장기적인 기부와 가평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는데 주력하고 있다.
서태원 가평군수는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운 힐링 휴식처 가평에서 추억을 만들고 다녀간 모든 사람들에게 가평은 제2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인구가 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할 수 있도록 고향사랑기부제가 지속 가능한 사업이 될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점에서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본 기사는 강원도 지역 언론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아 취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