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24일 여의도 당사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위원 구성에서 지역과 성별, 나아가 '비윤(非尹)' 또는 '반윤(反尹)'까지 아우를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임명 첫날부터 '통합'을 강조하고 나섰던 만큼, 혁신위가 첫 인선에서부터 이같은 기치를 잘 보여줘야 앞으로의 행보에 힘이 실린다는 판단이다.
24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혁신위는 위원장 포함 7명 안팎의 규모로 오는 26일까지 인선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김기현 대표가 앞서 혁신위에 '전권'을 부여하겠다고 강조한 만큼, 인사 결정 역시 위원장 재량에 달려 있다는 게 기본적인 입장이다.
혁신위는 우선 당에 대한 지지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역과 성별 등을 두루 포섭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인 위원장 역시 이를 인식한 듯, 자신이 호남(전남 순천) 출신임을 강조하는 한편 "여성(위원)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게 개인적인 바람"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당 사무처가 과거 당내 혁신위에서 활동한 인사들에 대해 인 위원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들 인사가 다시 등용될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신당 창당론으로까지 번져가고 있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이준석 전 대표 등 당내 '비윤' 또는 '반윤' 등 비주류 세력에 대한 포섭도 커다란 과제로 꼽힌다. 이들이 당에서 완전히 이탈할 경우, 양당이 '박빙' 선거를 벌일 수도권에서 보수 지지표가 분열돼 당이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비주류 세력에 대한 당내 반발을 고려하면 기용이 쉽지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이 같은 문제가 결국 친윤(親尹), 영남권 등 당내 주류와의 협상 내지는 갈등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만나고 있다. 윤창원 기자당 관계자는 "당장 당 내부에서부터 이견에 부딪히지 않겠나"라며 "당내 특정한 '자기 세력'이 없는 인 위원장의 혁신위가 초반부터 이런 반발에 부딪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합'에 소위 비윤계도 포함되는 것인가"란 질문에 "모두 다 내려놓고 통합해야 한다"는 다소 모호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혁신위가 제대로 된 혁신을 하기 위해선 끝내 이들을 끌어안고 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내 한 의원은 "당의 스펙트럼을 넓혀가는 방식으로 혁신이 돼야 하는데, 이 사람은 이래서 안 되고, 저 사람은 저래서 안 된다고 하나씩 가리다 보면 뭐가 남겠나"라며 "'맹탕'으로 혁신했다가 나중에 선거 다 지고 '장외'로 나가도 소용없다"라고 말했다.
이 점을 의식해 당도 지역, 세대, 성별 등을 고루 고려한 인재 영입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의힘은 혁신위 인선과는 별개로 호남 출신의 내과의사인 호남대안포럼 박은식 공동대표, 김경율 회계사를 비롯한 옛 진보 진영 인사 등에 대해 영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