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중국이 지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산 농산물을 대량으로 구매하기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양국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2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대두협회가 아이오와에서 지난 23일(현지시간) 주최한 판촉 행사에 중국 대표단이 참석해 대두를 중심으로 수십억 달러 상당의 농산물 구매에 합의했다.
로이터는 이 계약은 추후 구매를 약속하는 의향서 형식이기는 하지만, 중국 대표단이 이처럼 대규모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계약을 체결한 것은 지난 2017년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시작된 양국간 무역분쟁으로 인해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크게 줄였고, 이같은 추세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9일까지 중국의 미국산 대두와 옥수수 구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39%와 73% 감소했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의 수입을 대폭 줄이는 대신 브라질과 우크라이나 등으로부터 수입을 늘렸다. 또, 중국내 대두와 옥수수 재배도 확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6년 만에 미국산 농산물을 대량 구매하기로 한 것은 다음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 주석의 APEC 참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줄 선물보따리 가운데 하나로 미국산 농산물 대량 구매를 선택했다는 것.
시 주석은 이날 미중 관계 전국위원회의 연례 만찬에 보낸 축전에서 "상호 존중, 평화 공존, 상생 협력의 원칙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를 더욱 안정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이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첨단 제품에 대한 대중 제재를 강화하고, 중국은 이에 맞서 갈륨과 게르마늄, 그리고 흑연 등 중요 광물에 대한 수출을 제한하는 등 양국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내민 화해의 손짓이 향후 양국 관계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