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연합뉴스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하마스 관련 발언에 격분한 이스라엘이 자국 내 유엔 대표부 직원들의 비자를 거부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25일(현지시간) 일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군(軍)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구테흐스 총장의 발언을 문제 삼아 유엔 직원들의 비자 발급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에르단 대사는 "그(유엔 사무총장)의 발언으로 인해 우리는 유엔 대표단의 비자 발급을 거부할 것"이라며 "이미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의 비자 요청을 거절했다. 그들을 가르쳐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전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팔레스타인 문제를 의제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하마스의 공격이 진공 상태에서 발생한 게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 팔레스타인인들은 56년간 숨 막히는 점령에 시달려왔다"라고 언급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그러나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슬픔이 하마스의 끔찍한 공격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그리고 그 공격으로 인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집단으로 처벌받아서도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구테흐스 총장 발언에 이스라엘 측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에르단 대사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하마스 공격이 진공에서 발생하지 않았다는 발언은 테러와 살인을 이해한다는 표현"이라며 "홀로코스트 이후 만들어진 조직(유엔)의 수장이 그런 끔찍한 견해를 가진 것에 진심으로 통탄한다"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어린이, 여성, 노인에 대한 대량학살 공격을 이해해주는 모습을 보이는 사무총장은 유엔을 이끌기에 적합하지 않다"며 즉각 사임을 촉구했다.
이날 회의에 이해 당사국 자격으로 참석한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장관도 하마스에 의한 민간인 희생을 조목조목 소개하며 "사무총장은 대체 어떤 세상에서 살고 싶으신가"고 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