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비구이위안 디폴트는 시작일뿐…中 부동산발 위기 언제까지?

국제일반

    비구이위안 디폴트는 시작일뿐…中 부동산발 위기 언제까지?

    핵심요약

    비구이위안, 채권 이자도 못갚아 결국 디폴트
    총부채 255조원…커지는 도미노 디폴트 우려
    부동산업계 위기는 곧 지방정부 재정위기로
    토지 사용권 팔아 버티던 지방정부 한계상황
    중앙정부 나섰지만 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

    비구이위안이 건설한 주거단지. 연합뉴스비구이위안이 건설한 주거단지. 연합뉴스
    중국의 대형 부동산개발업체 비구이위안이 최근 달러표시 채권의 이자를 갚지 못하고 결국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면서 중국 부동산업계의 도미노 디폴트가 현실화되고 있다.

    여기다 부동산 분야에 크게 의존하던 지방정부의 과도한 부채 문제까지 최근 한계상황에 다다르면서 부동산발(發) 중국 경제의 위기 우려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부동산업계 도미노 디폴트 진앙지 비구이위안, 결국 디폴트


    비구이위안은 지난 17일까지 갚아야 하는 달러표시 채권(2025년 만기)에 대한 이자 1,540만 달러(약 208억 원)를 지급하지 못하고 결국 디폴트에 빠졌다.

    비구이위안은 지난 10일 공시를 통해 상환 기한이나 유예 기한이 도래하는 모든 역외 채무에 대해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전망이라고 밝히며 사실상 미리 디폴트를 선언했다.

    이번에 디폴트가 선언된 채권 이자 외에도 비구이위안은 다음달 초까지 1억 664만 달러(약 1,446억 원)의 달러채권 이자를 갚아야 하는데 이 역시 디폴트가 선언될 가능성이 높다.

    비구이위안은 앞서 지난 8월 7일 채권 이자를 갚지 못해 첫 디폴트 위기에 처한 뒤 채무 상환과 채무 만기연장을 반복하며 가까스로 위기를 피해왔지만 이제 한계에 부딪힌 것. 비구이위안은 총 부채는 1조 4천억 위안(약 255조 원)에 이른다.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로 비구이위안은 올해 상반기에만 489억 위안(약 8조 9천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만큼 당분간 채무 상환 의무를 이행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블룸버그는 "비구이위안은 이제 중국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비구이위안의 프로젝트 수가 헝다그룹보다 몇 배 더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2021년 헝다그룹의 상황보다 더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비구이위안 외에도 위안양, 다롄완다그룹 등 다른 대형 부동산개발업체들 역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는 점에서 비구이위안은 디폴트는 시작에 불과한 상황이다.

    땅 팔아 이자 내던 지방정부, 부동산 경기 침체에 직격탄


    연합뉴스연합뉴스
    중국 부동산업계의 도미노 디폴트 위기는 그 자체로도 큰 문제지만 가뜩이나 악화되고 있는 지방정부 부채 문제와도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중국 경제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다.

    중국 지방정부는 최근 10여년간 빚을 내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투자를 감행했다. 이때 부족한 재원은 자금 조달을 위해 세운 특수법인 LGFV(Local Government Financing Vehicle)를 통해 끌어다 썼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LGFV의 숨겨진 부채가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53%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골드만삭스는 LGFV를 포함한 중국 지방정부의 총 부채가 약 23조달러(약 3경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막대한 부채도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큰 문제가 없다. 중국 지방정부 수입의 40%는 토지 사용권을 부동산개발업체에 팔아 충당하는데 부동산 경기가 좋으면 토지 사용권을 더 비싸게, 더 많이 팔아 원리금을 상환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최근 수년간 처럼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토지 사용권을 사줄 부동산개발업체가 줄줄이 경영위기에 처하면 지방정부의 수입이 급감해 부채를 갚기는 커녕 이자낼 돈도 부족해 진다.

    특히, 비구이위안처럼 은행으로부터 빚을 내 지방도시의 토지 사용권을 대거 사들인 뒤 아파트를 지어 파는 업체가 위기에 빠지면 대출을 해 준 은행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

    부채 위기 눈감았던 중앙정부 개입…부동산발 위기 장기화 전망


    中비구이위안 건설현장. 연합뉴스中비구이위안 건설현장. 연합뉴스
    이처럼 상황이 지방정부 힘으로 수습이 불가능할 정도로 치닫자, 그동안 지방정부 부채 문제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던 중국 중앙정부도 칼을 빼들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중앙정부는 최근 동북 지역의 랴오닝성, 지린성과 남서부 구이저우성, 윈난성, 톈진시, 충칭시와 소수민족 자치구 3곳 등 12 곳의 지방정부를 채무불이행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했다.

    이에따라 해당 지방정부에는 앞으로 중앙정부가 승인한 도시 낙후지역 재개발이나 저가 주택 건설 등 꼭 필요한 특정 유형의 프로젝트만 허용된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여러차례 지적이 있었지만 그동안 중국 중앙정부는 지방정부 부채 문제를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이번 조치는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앞으로 중앙정부가 나서 상황을 통제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중앙정부의 이런 조치도 부동산 경기 침체와 맞물린 지방정부 부채 위기가 더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임시방편일 뿐 상황을 호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판매 감소가 예상보다 심각할 경우 중국 전체 경기 회복에 장애가 될 수 있다"며 "부동산 위기가 악화하면 내년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3%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행도 최근 '중국의 부동산경기 상황 및 정부 부양책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서 "이번 부동산 경기 침체는 과거 하강기(2008년, 2014~2015년)에 비해 하강폭이 클 뿐만 아니라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주요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부동산 경기의 경착륙 리스크는 완화하면서도 기조적으로 점진적인 디레버징을 지속함에 따라 부동산 경기가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