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우즈가 28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첫 월드 투어 앙코르 공연 '우리 인 서울 앤드'를 열었다. 이담엔터테인먼트 제공어느새 우즈(WOODS, 조승연) 콘서트의 주요 코너가 된 관객석 '슬로건 읽기' 시간에, 우즈는 재미있는 문구를 놓칠세라 눈을 크게 뜨고 열심히 읽어 내려갔다. 그 중 한 팬이 쓴 응원 문구를 읽고는 맞는 것 같다며 수긍했다. "조승연 MBTI, 알오씨케이(ROCK)"
올해 5월 '우리'(OO-LI)라는 이름의 월드 투어를 개최해 팬들을 만난 우즈가 앙코르 투어 '우리 인 서울 앤드'(OO-LI in Seoul and)로 5개월 만에 국내 콘서트를 재개했다. 공연장도 장충체육관에서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으로 크기를 키웠다. 조승연은 내일이 없는 것처럼 에너지를 쏟았다.
29일 오후 5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우리 인 서울 앤드' 서울 마지막 날 공연이 열렸다. 그동안 여러 장의 솔로 앨범으로 다채로운 음악 스펙트럼을 보여준 우즈. '우리' 투어 서울 공연이 그랬듯, 이번 앙코르 공연 또한 중추가 되는 것은 록이었다.
29일 공연 첫 곡은 '버스티드'였다. 이담엔터테인먼트 제공강렬한 리프와 시니컬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가성 고음으로 시작해 후반부 랩에서 감정을 토해내는 듯한 '버스티드'(Busted)가 시작이었다. '컬러풀 트라우마'(COLORFUL TRAUMA) 앨범에서 가장 날이 선 느낌의 록 트랙이라 여겼던 '하이잭'(HIJACK)은 현란한 기타 연주로 정신을 쏙 뺐다. 같은 앨범의 하드 록 & 블루스 록 트랙 '더트 온 마이 레더'(Dirt on my leather)에서는 끝없이 뻗는 고음을 긁는 듯 소화해 짜릿함을 선사했다.
90년대 펑크 메탈 사운드를 우즈만의 스타일로 풀어낸 '후 노우즈'(Who Knows)에서 댄서들은 헤드뱅잉을 형상화한 것 같은 안무를 선보였다. 앉아서 고음을 쏘아 지르는 우즈에게서 '록스타'의 기운을 느꼈다. 세련된 분위기가 짙은 전반부로 호기심이 동했던 '키스 오브 파이어'(Kiss of fire)는 뒤로 갈수록 묵직해지는 베이스 사운드의 존재감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다.
물론 우즈의 공연이 처음부터 끝까지 '강-강-강'으로 달리는 록 콘서트는 아니었다. 팬들과의 교감이 눈으로 보이는 순간이 있었다. 눈빛, 표정, 손짓과 동작 하나하나에 환호하며 열광한 팬들과는 오랜 시간 합을 맞춘, 훌륭한 파트너 같았다. 우즈가 "이 노래에서 안 놀면 후회한다"라고 예고했던 '방아쇠'(Trigger) 무대에서는 팬들도 기다렸다는 듯 일어났고, 우즈도 흥이 난 듯 점프하면서 무대를 가르고 다녔다. '터벅터벅 걸어오는' 가사를 최소 3번은 반복했다.
우즈는 이날 미공개곡 '러브 유어 라이즈'와 '암네시아' 무대를 펼쳤다. 이담엔터테인먼트 제공'드라우닝'(Drowning)도 듀엣처럼 주고받는 우즈와 팬들의 찰떡 호흡을 맛보기에 충분한 곡이었다. 이날 공연에서 우즈의 '득음 구간'을 꼽으라면 아마 '드라우닝'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라이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흔들림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정밀하게 부르면서도, 노래에 담긴 이야기의 '호소력'을 풍부하게 표현해냈다. 무반주로 짧게 불렀다가 점차 밴드 연주가 쌓일 때는 조금 벅차오르는 기분이었다. 우즈도 "'드라우닝'은 같이 완성시켜야 하는 곡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오직 밴드 라이브와 우즈의 목소리만으로 완성한 '웨이팅'(WAITING) 무대는 말 그대로, 가수의 목소리와 가창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었다. 가운데 상단에 있던 4분할 화면은 우즈의 앞, 옆, 뒷모습까지 모두 담아내 온라인 중계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멀티뷰를 물리적으로 구현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 '체이서'(Chaser)에서는 이 화면에 밴드 멤버 4인을 비췄다.
힘을 빼고 더 편안하게 즐길 만한 곡도 잊지 않고 나왔다. 예를 들어 '멀티플라이'(Multiply). 서로의 사랑을 곱해(multiply) 더 큰 사랑을 키워나가자는 가사처럼, 마음을 살랑거리게 하는 노래였다. 잔잔한 조명과 어우러진 후반부 건반 연주는 놓치면 안 될 포인트다.
우즈는 이날 총 23곡을 불렀고, 130여 분 동안 관객들과 함께했다. 이담엔터테인먼트 제공'심연'은 어쿠스틱 기타 연주와 우즈의 '맑은' 음색을 감상하기에 최적화된 노래였다. '노이드'(NOID) 편곡 버전에서도 건반이 장식하는 마무리가 귀에 꽂혔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등장한 곡은 '환승연애' OST로 유명한 '해가 될까'였다. 이런 일렉트로니카 계열의 노래도 우즈의 목소리로 더 듣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앙코르 공연에서 우즈가 준비한 선물은 두 개의 미공개곡이었다. 우선 '러브 유어 라이즈'(Love Your Lies)는 통기타 연주를 중심으로 우즈가 목소리를 얹은 무대를 선보였다. 객석의 모두가 숨소리마저도 조절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노래와 기타 소리만이 공연장을 메우는 풍경이 이채롭고 동시에 반가웠다.
또 다른 곡 '암네시아'(AMNESIA)는 후반부에 배치됐다. 기타를 두르고 나온 우즈는 낮은 톤으로 기타 연주를 시작했다. 보컬은 몽환적이었다가, 후반부에 폭발하는 지점이 있었다. '우우~' 하는 허밍으로 잔잔하게 시작해 드럼 연주가 두드러졌던 '저니'(Journey)를 마지막으로 본 공연이 끝났다.
우즈 공식 트위터많은 인원이 같은 장소에 모여있다는 걸 감안해도, 이날 객석의 열기는 피부로 느껴질 정도로 어마어마했다. 물을 마실 때, 의상 노출이 있을 때, 수건으로 땀을 닦을 때, 머리를 정리할 때 등 찰나에도 함성과 환호를 끊임없이 보내는 팬들의 열정이 돋보였다. 야광 조명을 단 독특한 옷을 입는가 하면, 노래 대결을 신청하고, 기발하고 재미난 문구로 웃음을 안겼다.
우즈가 7개 국어를 하는데 그게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포르투갈어 잘생겼어 멋있어'라고 한 팬도 있었다. 이 밖에도 우즈는 '나 오늘 집에 안 갈 거야' '조승연 콘서트 믿고 와요 I am 신뢰에요' 'OK Next 공연도 보러 갈게 WOODZ I am 신뢰에요' '암네시아 미발매=국가적 손해' '넌 내 라이프, 난 니 와이프' 등 많은 문구를 읽었다. '승연이 단점 : 날 못 가짐'이라는 문구를 읽고 나서는 팬을 바라보며 "못 가졌다고 생각하나?"라고 해 어떤 때보다 높은 비명을 돌려받았다.
앙코르를 기다리는 동안 무즈(공식 팬덤명)는 '안녕이란 말도 함께'(Hope to be like you) 떼창 이벤트를 벌였다. 또한 '고마워 승연아 우리에게 와 줘서'라는 손팻말을 들고, 다시 만나자는 내용의 카드 섹션을 펼쳤다. 우즈는 "우리는 다시 만나자가 아니라 영원히 만나자가 맞지, 안 그렇습니까?"라며 "내가 제일 사랑하는 무즈! 고맙습니다. 오늘 함께해 주셔서"라고 말했다.
팬들은 카드 섹션과 손팻말 이벤트를 진행했다. 우즈 공식 트위터첫 곡은 '난 너 없이'였고 다음 곡은 '범프 범프'(BUMP BUMP)였다. 연달아 신나고 흥겨운 노래가 나오자 너나 할 것 없이 마지막을 즐기는 분위기였다. 당초 마지막 곡은 '레디 투 파이트'(Ready to fight)였고, 여기서 공연의 백미였던 물 뿌리기까지 끝났으나 진짜 마지막 곡은 '베터 앤드 베터'(Better and better)였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다시 돌아올게요. 그때까지 건강히 계세요, 알았죠? 사랑합니다!"우즈는 11월부터 오사카, 나고야, 요코하마, 타이베이, 런던, 파리, 로스앤젤레스(LA),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휴스턴, 애틀랜타, 뉴욕, 방콕 등 14개 도시에서 앙코르 투어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