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바닥 다진 삼성전자 "초격자 투자로 시장 주도 계속"

IT/과학

    바닥 다진 삼성전자 "초격자 투자로 시장 주도 계속"

    핵심요약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익 2.4조…반도체 적자는 3.7조
    모바일·디스플레이 실적 버팀목 속 감산효과로 메모리 적자폭 축소
    3분기 반도체 등 시설투자에 11.4조…올해 53조 넘는 역대급 투자
    "내년 HBM 공급 올해 2.5배 이상…선단공정 전환 가속"
    "스마트폰 핵심기능에 생성형 AI 적용"…가전 내년 턴어라운드 기대

    연합뉴스연합뉴스
    삼성전자가 메모리 시장 회복세와 IT 수요 개선 등의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손실폭을 줄인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반도체 시황 악화로 3분기까지 반도체 부문에서 12조원 이상의 누적적자가 발생했지만 역대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R&D)·시설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는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급부상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등 초격차 기술을 통한 시장 선도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조 43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77.57%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1일 공시했다. 매출은 67조 404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21% 줄었고, 순이익은 5조 8441억원으로 37.76% 감소했다. 메모리 적자 폭이 줄고 모바일과 디스플레이 부문의 실적이 예상을 웃돌며 올해 처음으로 조 단위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도 영업이익의 3배에 달하는 7조 100억원을 R&D에 투자하고, 시설투자에 11조 4천억원을 집행하는 등 지속적인 인프라 투자를 통해 미래 시장을 선도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유례 없는 시황약세로 투자환경이 녹록하지 않지만 미래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와 기술 확보는 계속하겠다"며 "기술력 중심의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AI 확산으로 급부상한 HBM과 관련해서는 내년 HBM 생산 능력을 올해보다 2.5배 이상 늘리겠다고 밝혔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성능 메모리다.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5세대(HBM3E) 순으로 개발되고 있다.

    HBM3E D램. 삼성전자 제공HBM3E D램. 삼성전자 제공
    김재준 부사장은 "HBM3는 3분기에 이미 양산 공급을 시작했고, 4분기에는 고객사 확대를 통해 판매를 본격화하고 있다"며 "내년 HBM 공급역량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올해 대비 2.5배를 공급할 예정이고 주요 고객사와 내년 공급 협의가 완료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HBM3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내년 상반기 내 HBM 전체 판매 물량의 과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 하반기에는 HBM3E로의 급격한 전환을 통해 더욱 높아지는 AI 시장의 요구에 적극 대응할 계획으로 앞으로도 HBM 선두업체로 제품 경쟁력과 안정적인 공급력 등을 기반으로 HBM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다음 세대인 HBM3E도 24기가바이트(GB) 샘플 공급을 시작해 내년 상반기 내 양산을 시작할 방침이고, 36GB 제품은 내년 1분기 샘플을 공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메모리 시장은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첨단제품을 중심으로 업황개선이 조기에 실현될 것으로 봤다. 김 부사장은 "2024년 메모리 수요는 최근의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고객사와 업계의 재고 정상화 등의 정상화, AI와 PC, 고용량화가 (메모리) 수요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감산 효과 등도 기대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메모리 업황 저점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면서 부품 재고를 확보하기 위한 고객사 문의가 다소 접수됐다"며 "생산 하향 조정을 지속하는 중이며 재고 수준은 D램과 낸드 모두 5월 피크 아웃(정점)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빠른 시간 내 재고 정상화를 구현하기 위해 추가 선별적인 생산 조정 등 필요한 조치를 지속적으로 실행할 예정"이라며 "특히 D램 대비 낸드의 생산 하향 조정폭은 당분간 상대적으로 더 크게 운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연합뉴스
    김 부사장은 특히 "내년에도 업계의 일부 선별적인 감산이 이어질 것"이라며 "2022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시설투자(캐펙스·CAPEX) 축소 현상을 감안하면 업계 내 비트그로스(bit growth·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 성장률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한된 캐펙스 내에서 HBM 투자 중심의 쏠림 현상이 발생하는 만큼 선단 공정 제품 수급은 더 타이트할 것으로 전망했고, 가격 상승 속도는 제품 수급 상황에 따라 차이가 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최신 낸드 제품인 V9 개발 등 낸드 사업성 강화도 꾀한다.

    김 부사장은 "최근 미국 정부로부터 VEU(검증된 최종 사용자)로 통보 받았기 때문에 중국 시안 팹(공장)의 공정 전환에도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선단 공정 전환은 향후 더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V낸드의 원가 경쟁력은 최소한의 스태킹으로 높은 단수의 셀을 쌓아올리는 게 핵심"이라며 "최근 독보적인 에칭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로 싱글 스택에서 160단 이상을 구현해 더블 스택으로만으로도 300단 수준의 V9 양산 제품 동작칩을 성공적으로 확보했다"고 전했다.

    김 부사장은 또 "생성형 AI, 온디바이스 AI용 고성능 제품에 필수적인 선단 제품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인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유지해온 캐펙스 기반으로 1a, 1b 나노 D램, V7·V8 낸드 등 선단 공정은 생산 하향 조정 없이 공급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디바이스 AI는 클라우드와는 필요한 경우에만 선택적으로 연결되고 사용자와 밀접하게 붙어있는 스마트폰과 같은 엣지 디바이스상에서 대부분의 AI 연산이 실행되는 것을 말한다.

    디스플레이와 가전도 기술 투자를 통한 시장 선도에도 나선다.

    최건영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경쟁사 대비 격차를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기술차별화인데 최근들어 점점 스마트폰 혁신이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고, 교체주기도 길어지는 등 앞으로 경쟁이 더 치열해질 우려가 있지만 R&D투자와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며 8.6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라인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최 부사장은 이어 "제품 개발 및 기술 완성도 개선도 순차적으로 하고 있다"며 "기존 라인 대비해서 두배 이상의 글래스 면적이 생산되는 대면적 IT OLED 제품 완성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프로젝트 성공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수요 침체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가전 사업과 관련해서는 내년에는 프리미엄 중심 판매, 재고 소진, 공급망 관리(SCM) 등을 통해 턴어라운드(실적 개선)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고효율 제품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AI 에너지 모듈'을 확대 적용하고 제품이 스스로 상황을 감지하고 사용 패턴을 학습해 맞춤 기능을 제공하는 '비스포크 위드 AI 케어 솔루션'을 전 제품에 도입해 글로벌 동시 런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연합뉴스
    모바일 제품에 적용되고 있는 폴더블 기술을 노트북 등 다른 제품에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다니엘 아라우조 MX(Mobile eXperience)부문 상무는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폴더블 폰의 경쟁력이 높은 평가를 잘 받고 있고, 앞으로도 폼팩터의 최적화된 사용성과 경험, 그리고 제품 완성도에서의 확실한 차이를 바탕으로 폴더오브를 플래그십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라며 "노트북이나 타블렛 등 타 제품군으로의 폴더블 확산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생성형 AI 열풍에 따른 수요 증가에 대응한 모바일 사업부의 기대감도 드러냈다. 특히 온디바이스(On-device) AI와 클라우드 기반 AI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AI를 구현해 내년 플래그십 모델 판매 확대를 이끌겠다고 설명했다.

    다니엘 아라우조 "향후에도 스마트폰이 AI의 가장 중요한 '액세서포인트'가 될 것으로 저희는 보고 있다"며 "온디바이스와 서버 기반 AI를 모두 활용한 하이브리드 AI 기술을 통해서 모바일 기기가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의 기준을 정립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클라우드 기반의 생성형 AI 모델은 풍부한 서비스를 폭넓게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실제 사용하는 단말의 특성을 반영하기는 어렵다"며 "온디바이스 생성형 AI 솔루션은 단말의 인풋 데이터나 사용 패턴 등을 활용해서 제품의 특성에 맞게 더 정교하게 튜닝이 가능하고 또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과도 유연하게 연결이 될 수 있어서 서비스 저변 확대를 위한 확장성도 가지고 있는데 2024년부터 고객들에게 의미있고 혁신적인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