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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준금리 동결했지만 고금리는 지속…"韓 경제 만전 기해야"

경제정책

    美 기준금리 동결했지만 고금리는 지속…"韓 경제 만전 기해야"

    기준금리 동결했지만 고금리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 높아
    가계·기업·부동산PF 등 약한 고리 우려 지속
    중동전쟁, 물가상승 등 변동성 주시해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추가 인상 가능성을 닫아두지는 않아 미국발 '고금리 패닉'은 일단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보다 경제 기초체력이 약한 우리나라는 당초 예상보다 긴 고금리 고통에 직면하고 있다. 가계와 기업은 물론 부동산 PF 등 부채관리 계획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은 1일(현지시간) 정책금리(기준금리)를 동결해 다시 현재 수준(5.25~5.50%)으로 유지했다. 시장은 이번 결정과 관련해 그간의 매파적 기조가 누그러졌다고 해석하고 있지만 우리 경제 위기감을 덜 호재로 이어질지는 물음표가 남는 상황이다. 높은 장기 채권 금리가 일정 부분 통화 긴축 효과를 대체하는 미국과 긴축을 아무리 강조해도 가계대출이 빠르게 늘고 물가 상승률 하락 속도도 더딘 한국의 상황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은 현재 상황을 유지하면서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긴축 기조는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따라서 우리나라의 경우에 추가적 긴축 기조에 대한 부담이 있는 상황보다는 낫지만 여전히 유지되고 있어 유의가 필요하다. 중동 전쟁과 유가 상승, 물가 상승에 대한 변동성은 지속적으로 주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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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금리가 지속되며 이미 우리 경제는 위기 경보를 울리고 있다.

    미국의 국채금리 상승은 충분히 긴축적인 것으로 판단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통화 상태가 긴축적인지 판단을 두고 논란이 존재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19일 6연속 기준금리 동결 직후 관련 질문에 "중립 금리 등을 보면 긴축적으로 판단한다"고 밝혔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이 몇 달동안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가계대출은 계속 늘어나고 금리도 급등하고 있다.

    가계대출 금리는 잠시 주춤하다 지난 8월부터 다시 오름세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 하단은 지난달 27일 기준 연 4.570~7.173%로 나타났다. 주담대 혼합형 금리는 연 4.360~6.760%였다. 대출금리 하단은 4%대로 뛰었고, 금리 상단은 7%대를 돌파했다.

    이 때문에 이미 대출을 많이 받은 영끌족이나 자영업자는 난색을 표할 수 밖에 없다. 영끌족들 중에는 고금리 국면이 길어지자 버티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경기도 광명시에 아파트를 구매했다가 최근 처분한 김모(38)씨는 "집값도 크게 오르지 않았고 대출금을 갚기가 힘들었다.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어 사교육비가 늘어나는 등 대출금을 갚기 어려운 상황이 생겨 지난달 결국 부동산에 내놨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의 부채상환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는 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 상환유예 조처를 올해 9월까지 시행하는 등 자영업자 부채 연착륙 플랜을 시행하고 있다. 금융지원을 받는 중소기업, 소상공인은 지속적으로 줄며 올해 6월말 기준 35만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국면이 끝나 빚을 갚기 시작한 자영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지만, 고금리 상황이 길어지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류영주 기자류영주 기자
    기업대출 금리도 심상치 않다. 기업대출 금리(가중평균금리)는 지난 4월 연 5.20%에서 다시 오름세로 바뀌어 9월 5.28%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하반기에도 기업대출은 이어지는 모양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9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권 기업대출은 한 달새 11조3000억원 늘어나 9월말 대출잔액은 1238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기업 대출과 중소기업 대출이 각각 4조9000억원, 6조4000억원 늘었다. 이 상황에서 고금리가 지속되면 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확률이 늘어난다.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른지 오래인 부동산PF에 대한 우려도 꾸준하다. 정부는 각종 정상화 대책을 통해 부동산 PF부실 위험을 막아왔지만 시간벌기라는 지적이 있다. 업황이 개선될 때까지 버틸 수 있도록 신규자금을 지원하고 대출 만기 연장 등을 해주는 것인데, 고금리로 업황 개선이 지연되면 부실이 결국 터질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정부와 한은의 고민도 깊어질 수 밖에 없다.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로 한숨 돌린 셈이지만 유가나 물가 등 상황이 어떻게 변동하는지에 따라 미국보다 경제 펀더멘털이 약한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금리 인하 시점이 언제가 될지가 확실치 않다. 실물경기가 미국 금융에 얼마나 영향을 받는가 하는데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입장에서는 금리를 인상한 효과를 내는 국채금리 인상이라는 배경이 있었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동결할 수 있었고, 이는 통화정책과 무관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으로서도 전혀 의도치 않은 효과들이 발생하고 있어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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