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비데오 캡처인공지능(AI)를 이용해 기시다 총리가 외설적인 발언을 한 것처럼 만든 '가짜 동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급속히 퍼져 논란이 되고 있다. 원본 영상은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5일 현재도 SNS에서 기시다 총리의 가짜영상을 볼 수 있다.
약 30초 분량의 이 영상에는 양복 차림의 기시다 총리가 뉴스 프로그램에 단독으로 출연해 외설적인 발언을 하는 것처럼 제작됐다. 일본 민영 방송인 니혼테레비(닛테레) 뉴스 프로그램 로고와 'LIVE'(생중계), 'BREAKING NEWS'(뉴스 속보)라고 표시돼 있어 기시다 총리의 발언이 긴급 속보로 생중계되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원본 영상은 3분 43초였지만 지난 2일 소셜미디어 엑스(트위터)에 약 30초 분량으로 줄인 동영상이 올라와 하루 만에 20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급속히 퍼졌다.
이 영상을 만든 오사카에 사는 20대 남성은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시다 총리의 동영상을 생성형 에이아이를 이용해 1시간 안에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남성은 "기시다 총리 개인을 모욕하거나 공격할 의도는 없었다. 유명인이니까 사용했을 뿐"이라며 "닛테레 로고를 사용한 것은 사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남성은 이전에도 취미로 아베 신조 전 총리 등 다른 정치인이나 유명인,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이용해 동영상을 만들어 SNS에 올려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테레비는 "방송과 프로그램 로고를 이런 가짜 동영상에 악용한 것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향후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유명 정치인과 연예인의 가짜 동영상과 사진, 기사 등은 일본 이외에도 이미 여러 나라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 맨해튼에서 체포돼 끌려가는 모습 등이 담긴 '가짜 사진'이 인터넷상에서 확산한 바 있는데 이것도 AI로 만든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