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4일 충남 계룡대 해군본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해군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해병대 채모 상병이 무리한 구조작전에 희생되고 이를 조사하는 과정에 초유의 항명 사태까지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핵심 관련자들은 군 인사에서 모두 책임을 피해갔다.
국방부는 6일 황유성 국군방첩사령관을 합동참모차장으로 보임하는 등 올해 후반기 장성급 장교 진급 및 보직 인사를 단행했다.
진급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은 유임되고, 채 상병의 소속 부대장이었던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은 정책연수 파견이 결정됐다.
이로써 이번 후반기 인사에서 해병대는 준장 진급자만 3명이 나왔을 뿐 소장 및 중장 진급자는 없었다.
임성근 사단장은 정책연수를 가게 될 뿐 소장 계급은 유지하게 된다. 따라서 해병대 소장 직위 4개 가운데 한 자리가 비게 된다.
해병대는 부사령관이 2사단장, 2사단장이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장, 전비태세검열실장은 1사단장으로 보직 이동하되 부사령관 직위는 당분간 공석과 다름없는 대리(준장) 체재로 운용하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해병대 소장급 핵심 직위의 1/4에 공백이 생기는 것은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사 적체는 해소되지 않는 기현상이 벌어지게 됐다.
임성근 사단장 자료사진. 해병대 제공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에서 1군단 부군단장으로 잠시 밀려났던 임기훈 육군 소장도 중장으로 진급하며 국방대 총장으로 영전했다.
임 신임 총장은 채 상병 순직사건의 여파가 한창 커지던 지난 9월 상관인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과 동시에 교체돼 '꼬리 자르기'라는 관측을 낳았다. 임 전 차장은 경북 지역 출마설이 유력하다.
국방대 총장은 이번에 소장 직위에서 중장 직위로 승격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 자리는 3성 장군이 맡는 게 더 적합하다는 판단이 몇 개월 전에 내려졌다"고만 말했다.
임 총장은 국방비서관에 이어 국방대 총장도 연속으로 임기제 진급하는 드문 사례이기도 하다.
결국 군의 신뢰와 위신을 크게 떨어뜨린 해병대원 순직 및 항명 사건에도 불구하고 핵심 관련자들은 국민 여론에도 아랑곳없이 유임, 연수, 심지어 영전까지 한 셈이다.
국방부는 인사 기조에 대해 "다양한 야전 경력으로 불확실한 전장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는 탁월한 전투감각 및 작전지휘 역량을 보유하고, 군심 집결을 위해 군내 신망이 두터운 장군을 선발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