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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코 앞인데…다급한 바이든, 느긋한 시진핑 왜?

국제일반

    APEC 코 앞인데…다급한 바이든, 느긋한 시진핑 왜?

    핵심요약

    美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것, 건설적 회담 될 것"
    中 "순조롭지 않을 것, 자율주행에 의존할 수 없어"
    中, 1년전 발리 정상회담 합의 이행 전제조건 달아
    中 제재 완화 요구하지만…美 수용 여부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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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국은 아직도 시진핑 국가주석의 회의 참석 여부를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다.

    이는 회의를 코 앞에 두고 마음이 다급한 미국에 정상회담 개최를 담보로 대중국 제재 조치 완화를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으로 보이는데 미국이 이에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합의했다던 정상회담 두고 中 "순조롭지 않을 것"


    카린 장 피에르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미중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것이고, 건설적인 회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이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을 방문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장관)과 미 국가안보팀이 이틀간 회담을 갖고 다음달 미중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에 '원칙적 합의'를 했다"고 보도한 바 있는데 이를 백악관이 공식 확인한 셈이다.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부장이 APEC 회의를 앞두고 직접 미국을 찾은 이유는 양국 정상회담 개최를 조율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회의 기간 정상회담 개최는 정해진 수순으로 받아들여졌다.

    다만, 미국이 시 주석과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개최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과 달리 중국은 시 주석의 회의 참석 여부조차 공식 확인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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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지어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앉았던 왕 부장조차 정상회담 개최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며 미국에 속앓이를 안겨주고 있다.

    왕 부장은 바이든 대통령을 만난 바로 다음날인 28일 미국 싱크탱크 주최 좌담회에 참석해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길은 순조롭지 않을 것이며 '자율주행'에 의존할 수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왕 부장은 그러면서 "발리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양국 정상이 도달한 공감대를 진정으로 이행하고, 간섭을 제거하고, 장애물을 극복하고, 공감대를 강화하고, 성과를 축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당시 시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한 사항을 양국이 이행하는게 이번 정상회담 개최의 전제조건 임을 다시한번 강조한 것이다.

    중국은 이를 '발리 회담 정신'이라고 부르는데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음 △중국 체제 변경을 추구하지 않음 △동맹 강화를 통해 반(反)중국을 추구하지 않음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음 △중국과 충돌을 일으키기를 원하지 않음 등 이른바 '5불(不)'이 주요 내용이다.

    들러리 설수 없어…제재 완화 약속 받으려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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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은 올해 초 소위 '스파이 풍선' 사태 수습 국면에서 계속되는 미국의 대화 재개 요구에 '발리 회담 정신' 복귀를 요구해왔고, 지난 6월 중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시 주석을 만나 '5불' 이행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재닛 옐런 재무장관, 존 케리 기후특사,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 미국 고위급 인사가 줄줄이 중국을 방문하며 양국간 대화가 재개됐고, 양국 정상회담 개최 명분도 차츰 쌓여갔다.

    그러나, 양국간 대화 재개에도 불구하고 다른 한편에서 미국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제품 관련 대중 제재의 벽을 날로 높여가는 등 '발리 회담 정신'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게 중국의 주장이다.

    따라서, 현재 양국이 정상회담 개최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뜨뜨미지근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은 막판까지 원하는 수준의 제재 완화를 최대한 약속받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은 시 주석이 미국까지 방문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이 원하는 그림을 만들어줬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대중 제재 수위가 더 높아지며 뒤통수를 맞는 일이 벌어질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양국은 여러 문제를 놓고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기술 제재와 같은 경제 문제에 점점 더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첨단 반도체 칩 기술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고 주요 광물의 대체 공급원을 찾고 있는 중"이라며 제재 완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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