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켈리. 연합뉴스KT 고영표. 연합뉴스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마운드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LG와 KT의 선발 맞대결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LG와 KT의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7일 서울 잠실구장. LG는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 KT는 우완 사이드암 고영표가 선발 등판했다.
켈리는 2019년 LG 입단 후 올해까지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수확한 명실상부한 LG의 에이스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27경기 16승 4패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 아담 플럿코와 무려 31승을 합작하며 LG 구단 외국인 투수 듀오 최다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이번 한국시리즈 무대에서는 유일한 외국인 투수라는 부담을 안고 경기에 나선다. 시즌 중 플럿코가 부상 문제로 이탈한 탓에 어깨가 무거워졌다.
가을야구 경험은 풍부하다. 데뷔 첫 해인 2019년부터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PO, PO까지 각각 2경기씩 등판했고, 6경기 3승 1패 평균자책저 2.23으로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등판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맞서는 고영표는 지난 2일 NC와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3차전 이후 나흘간 휴식을 취하고 마운드에 올랐다. 당시 시리즈 전적 0승 2패로 뒤진 상황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쳐 벼랑 끝에 몰린 팀을 구했다. KT는 이후 5차전까지 연승을 달려 리버스 스윕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KT의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 투수로 낙점된 고영표는 올 시즌 LG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총 4차례 맞대결에서 0승 2패 평균자책점 7.36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불안 요소가 있었지만 KT 이강철 감독은 "로테이션상 고영표다. 깜짝 발표를 하려다가 순리대로 했다"고 설명했다. 쿠에바스는 지난 3일 PO 4차전, 벤자민은 5일 PO 5차전에 등판해서 휴식이 더 필요하고, 엄상백과 배제성의 몸 상태는 아직 온전치 않다.
교체되는 켈리. 연합뉴스고영표 주먹 불끈. 연합뉴스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추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일었다. 추운 날씨에 경기에 임하면 부상 위험이 높고, 100% 기량을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에 여러 변수가 생길 거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이는 양 팀 선발 투수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켈리와 고영표는 나란히 1회부터 실점하며 경기를 불안하게 출발했다.
LG 염경엽 감독은 "단기전에서는 흐름이 중요하기 때문에 선취점을 따서 긴장을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켈리는 1회초부터 선취점을 내주며 흔들렸다.
켈리는 선두 김상수에게 안타를 내준 뒤 포수 장성우의 실책까지 겹쳐 무사 3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황재균의 뜬공 때 3루 주자 김상수가 홈으로 들어와 실점했다. 하지만 이후 두 명의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해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고영표도 실점을 면치 못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해민과 김현수에게 연속 안타를 내준 뒤 후속 오스틴의 땅볼 때 2루수 박경수의 실책이 나왔다. 3루 주자 박해민은 득점에 성공했고, 오스틴은 출루해 1루를 밟았다.
고영표는 곧바로 오지환에게 안타를 맞고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문보경의 뜬공 때 3루 주자 김현수가 홈을 밟아 역전을 허용했다.
다행히 두 선수는 2회 들어 몸이 풀렸고, 눈부신 호투로 팽팽하게 맞섰다.
2회초 켈리에겐 행운이 따랐다. 수비 실책으로 선두 장성우의 출루를 허용한 뒤 배정대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수비의 빠른 판단이 보기 드문 삼중살을 이끌었다. 1사 1, 2루에서 문상철의 기습 번트를 병살 플레이로 처리한 뒤 2루를 돌아 3루까지 배정대를 태그 아웃시켰다.
고영표는 맥없이 무너진 타선 탓에 흔들릴 법했으나 다행히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안타와 볼넷을 각각 1개씩 내줬지만 나머지 타자들을 모두 범타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3회에는 켈리와 고영표 모두 깔끔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켈리는 4회초 1사 1, 2루에서 장성우에게 적시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으나, 계속된 1사 1, 3루에서 3루 주자 알포드가 판단 미스로 홈에서 아웃된 덕에 추가 실점을 피했다.
이후 두 투수는 6회까지 안정적인 피칭으로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7회초에는 켈리가 1사 1, 2루에서 이정용과 교체되며 마운드를 떠났고, 고영표는 7회말을 앞두고 손동현에게 배턴을 넘기고 등판을 마쳤다.
켈리는 6⅓이닝 4피안타 6탈삼진 2사사구 2실점으로 활약, 총 투구수는 92개에 달했다. 총 97개의 공을 던진 고영표는 6이닝 7피안타 3탈삼진 2사사구 2실점을 기록했다. 양 팀은 현재 2 대 2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