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류 권덕규의 소장 도서 '완당척독'. 국립중앙도서관 제공 한글학회가 우리말 사전 편찬을 위해 일제강점기 모은 다양한 자료를 국립중앙도서관에 기증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한글학회에서 우리말 사전 참고용으로 수집·보존했던 고문헌 420종 2630권을 기증받아 학회 이름을 딴 '한글학회문고'를 설치한다고 8일 밝혔다.
한글학회는 우리말과 글을 연구하고 교육·보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1908년 국어학자 주시경(1876~1914)이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함께 '국어연구학회'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민간 학술단체다.
이번에 기증한 고문헌 자료에는 '조선말 큰사전'을 비롯해 여러 사전을 편찬하는 데 참고하기 위해 일제강점기 시기부터 모은 다양한 종류의 자료들이 포함됐다.
이중에는 국어학자이자 조선어연구회 창립 회원이었던 권덕규(1890~1950)가 소장했던 조선시대 역과 합격자 목록인 '역과방목'(譯科榜目), 추사 김정희의 유배시절 편지를 엮은 '완당척독'(阮堂尺牘) 등 여러 학자가 기증한 책이 포함돼 있다.
고구려 광개토대왕(재위 391~412)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세운 비석을 탁본한 '구탁호대왕비' 등 희귀한 자료도 있다.
조혜린 국립중앙도서관 고문헌과장은 "100년 이상 한글학회에서 보관하고 있던 귀중한 고문헌을 선뜻 기증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며 "기증된 자료는 앞으로 디지털화해 연구자를 비롯한 모든 국민들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원 한글학회장은 "여러 한글학자의 애정이 담긴 고문헌을 모은 문고가 설치돼 기쁘다. 많은 국민들이 공유하며 연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기증식은 오는 13일 오전 11시에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다. 한글학회문고 자료는 오는 12월부터 국립중앙도서관 고문헌실에서 신청한 뒤 열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