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울음 반복 없으니 피해자 아냐"…한국소리문화의전당의 인권 감수성

전북

    "울음 반복 없으니 피해자 아냐"…한국소리문화의전당의 인권 감수성

    위원장 "내 전문성…설명해야 할 이유 없어"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북인권위 결정과 '대치'
    피해자 주차장 집단 감금 등 보복 갑질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내부 조사위원회가 울음과 고통 호소의 '빈도'에 천착하며 사안에 대한 본질을 외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당 측은 전라북도인권위원회의 '직장 내 괴롭힘' 결정을 불복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피해자를 주차장에서 집단 감금하는 등 보복성 조치도 이어지고 있다.
     

    10일 조사…직장 내 괴롭힘 '미해당'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지난 8월 16일 피해자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접수했다. 이후 조사위원을 꾸리고 지난 8월 24일부터 지난 9월 4일까지 총 10일간의 조사를 진행했다.
     
    이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조사위원회의의 결론은 직장 내 괴롭힘 미해당. 3명의 조사위원 중 피해자의 요청으로 변경된 노무사만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2023년 직장 내 괴롭힘 조사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위원장이자 전주대학교 A 교수는 "신고인의 울음과 고통 호소가 반복된 것이 아니므로 직장 내 괴롭힘에 미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기록됐다.
     
    이어 "행위자(K 차장)가 업무상 상급자로서 한 행동으로 보여진다"고도 덧붙였다.
     
    또 다른 조사위원 B씨는 "신고인이 한 주장 중 일부가 오히려 피신고인의 주장과 일치하는 점을 고려하면 업무상 괴롭힘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적혀있다.
     
    피해자의 요청으로 변경된 조사위원이자 노무사인 C씨는 "(K 차장의) 고압적인 태도로 정신적 고통을 유발했다"며 유일하게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했다.

    2023 직장 내 괴롭힘 조사위원회 회의록 일부 캡처2023 직장 내 괴롭힘 조사위원회 회의록 일부 캡처

    전북인권위 "피해자 고통 지속…가해자는 관리자 아니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경.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제공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경.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제공
    전라북도인권위원회(이하 전북인권위)는 '가해자(K 차장)가 책상을 계속해서 치고 언성을 높여 발언한 사례들을 확인해 반복적인 직장 내 괴롭힘으로 피해자가 압박감과 공포감을 느끼게 했다'고 결정했다.
     
    특히 전북인권위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조직 구조상 부장 이하는 직급이 다를 뿐 관리자가 아닌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조사위원장 A 교수가 '업무상 상급자로서 한 행동이다', '고통 호소가 반복되지 않았다'고 내린 판단과 확연히 대치되는 지점이다.
     
    A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내 전문성으로 결정한 것이고 (기자에게) 설명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도내 한 노무사는 "대부분의 위원회 결론을 보면 노무사의 의견이 중심이 돼 판단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며 "노무사 위원은 해당으로 판단하고 나머지 위원이 판단을 뒤집은 경우로 흔히 볼 수 있는 케이스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전라북도인권위원회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내부의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하고 사무처장 등 상급자 3명에 대해 '경고'와 '징계'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전당 측은 이에 불복하고 '이의제기'할 것을 밝힌 가운데 지난달 31일 가해자 3명 등 6명의 전당 직원들이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의 동의 없이 mp3 파일을 열어본 후 주차장에서 집단 감금하는 등 '보복 갑질' 논란이 일었다.
     
    정광수 전라북도노동권익센터장은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인권감수성이 심각하게 결여된 표현이다"며 "울음과 고통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이미 직장 내 괴롭힘은 발생한 것이다"고 말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