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9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SK 최태원 회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 첫 변론준비기일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혼 소송 중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9일 항소심 첫 재판에 이례적으로 직접 출석해 "30여년 간의 결혼 생활이 이렇게 막을 내리게 돼 참담하다"는 심경을 밝혔다.
노 관장은 서울고법 가사2부(김시철 부장판사) 심리로 9일 열린 이혼 소송 항소심의 첫 변론준비기일이 끝난 뒤 취재진을 만나 법정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있는 형사재판과 달리 민사나 가사소송에서는 당사자들은 대부분 법정에 출석하지 않는다. 주로 향후 재판 절차 등을 논의하는 준비기일에 출석하는 일은 더욱 드물다.
체크무늬 정장 차림의 노 관장은 "우리 가정의 일로 국민 여러분들께 많은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죄송하고 민망하다"며 "저희 사건으로 가정의 소중한 가치가 법에 의해서 지켜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노 관장은 아트센터 나비 퇴거 요구 등에 관한 질문에 답을 하지 않은 채 법원을 떠났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5월 노 관장이 운영 중인 아트센터 나비 미술관을 상대로 부동산 인도 등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이날 재판은 1시간30분가량 진행됐다. 재판부는 이듬해 1월 11일 첫번째 변론기일을 진행하기로 하고 준비절차를 마쳤다.
앞서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2부는 지난해 12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로 1억원과 재산분할로 665억원의 현금을 지급하고 이혼하라고 판결했다. 당시 노 관장 측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주) 주식 중 42.29%에 대한 재산 분할을 요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노 관장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최 회장의 SK 주식을 특유재산으로 판단하고 재산분할에서 제외한 부분에 대해 수용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노 관장도 내조와 가사노동을 통해 재산 증식에 협력했다는 취지다.
최 회장 측은 재산 분할액 665억원에 대해서는 다투지 않지만, 위자료 1억원과 이혼 청구 기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역시 항소했다.
한편 노 관장은 최 회장의 동거인으로 알려진 김희영씨를 상대로도 위자료 소송을 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