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17일 회동했다. 당 지도부를 비롯한 주류 인사들에게 불출마·험지행을 요구한 혁신위와, '속도조절론'을 유지하고 있는 김 대표 등 당 지도부 사이 균열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를 의식한 만남으로 풀이된다.
양측은 이 자리에서 혁신위 활동에 대한 '신뢰'를 확인했다고 밝혔는데, 그러면서도 인 위원장은 당에 '쓴소리'를 이어 나가겠다는 자신의 뜻과 함께 혁신안 수용이 늦어지고 있는 데 대한 일부 위원들의 불만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와 인 위원장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약 40분간 대화를 나눴고, 이후 박정하 당 수석대변인과 김경진 혁신위원이 나란히 브리핑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오늘 회동은 다시 한번 혁신위 출범 당시와 활동 내용, 취지, 상황에 대해 신뢰를 확인하는 자리였다"며 "다양한 주제를 갖고 허심탄회하게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인 위원장에게 "과거와는 달리 성공적인 혁신 모델을 만들어 활동해 줬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고, 앞으로도 혁신위가 가감 없는 아이디어를 계속 전달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이에 "당과 우리 정치의 발전을 위해 당에 고통스러운 쓴소리라도 혁신적으로 계속해서 드리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왼쪽)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면담을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김 혁신위원은 박 수석대변인의 말이 전부 맞다면서도 "인 위원장께서는 일부 불만족스러운 생각을 갖고 계신 혁신위원님들의 말씀을 전달하셨다"며 "혁신위에서 의결한 안건을 좀 더 적극적으로 신속하게 당에서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단 취지의 말씀도 있었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말씀드렸듯, 혁신위에서 주시는 의견들에 대해 취지를 존중하고 전적으로 공감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고려해 나갈 것"이라며 "다만 절차와 논의기구를 거쳐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이 있어 이에 대해 혁신위가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인 위원장이 당 지도부와 친윤 핵심 의원들을 겨냥했던 불출마, 험지 출마 요구나, 김 대표가 전날 인 위원장이 '용산의 뜻'을 언급한 것을 지적한 것과 관련해선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