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정의당 의원. 윤창원 기자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11일 "젠더 갈등이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면서 자신이 속한 페미니스트 진영을 향해서도 "진영의 모든 것이 언제나 옳았다고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류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금태섭 새로운정당 창당준비위원회 대표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 밝히고 젠더 갈등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 의원은 정의당 당적을 유지한 채 새로운정당 창당에 참여한다고 선언한 상태다.
류 의원은 "저는 페미니스트다. 페미니즘이 우리 공동체를 더 좋게 만들 수 있다고 믿고 정치를 시작했다"면서도 "젠더갈등은 지난 수년간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그 양태가 진영화된 양당정치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워마드처럼 사회가 허용하는 선을 넘었다면 절제를 요청했어야 했다"며 "하지만 그런 말을 하면 '이제 당신은 우리 편이 아니다' 혹은 '명예남성'이란 말을 들을까 두려워했다"고 털어놨다.
워마드는 여성혐오 시각을 남성에게 반사해 적용하는 '미러링'을 주된 전략으로 쓰다 지금은 폐쇄된 인터넷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한 분파다. 강한 분리주의 페미니즘의 영향으로 남성을 무조건적으로 비난하거나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를 향한 혐오 표현을 일삼다 빈축을 샀다.
이어 류 의원은 "'모든 남성은 잠재적 가해자다'와 같은 주장도 그렇다. 성폭력의 심각성을 환기하기 위한 격언이지만 이제는 성평등 실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평등으로 향하는 길에 함께 해야 할 동료시민을 배제하는 구조가 됐다"고 했다.
아울러 "스스로 젊은 남성을 대표하겠다고 하는 분들에게도 말씀드리고 싶다. 페미니즘은 정신병이 아니다"라며 "그런 정서나 주장에서 정치적 자원을 얻으려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류 의원은 또 "진짜 용기는 자기 진영의 불만을 감수하고 대화의 장을 열어 타협책을 찾는 일"이라며 "이제 젠더대결의 완화를 위한 적극적 대안을 모색하자. 각자 진영의 설득에 나서자"고 강조했다.
한편 기자회견에서 금태섭 대표는 병역 성평등에 관한 사회적 논의를 제안하고, 남성 육아휴직 전면화를 공약하는 내용을 담은 당의 젠더·인구 정책을 발표했다.
금 대표는 "저희 새로운선택, 새로운 연합정당은 갈등만 조장하는 가짜 페미니즘 정당이 아니라 성평등과 인구 위기를 현실에서 정책으로 풀어나가는 진짜 페미니즘 정당, 문제해결 정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