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입단한 이정후가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에게 입단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메이저 리거의 꿈을 이룬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구단과 계약 후 가장 먼저 연락한 사람은 누구였을까.
이정후는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이정후는 "메이저 리거의 꿈을 초등학교 때부터 꿨었다"며 "아직은 계약을 했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냥 미국에 운동하러 갔다 온 기분"이라고 감정을 전했다.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초대형 계약을 마친 뒤 가장 먼저 연락한 사람은 바로 MLB 선배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었다. 이정후는 "계약이 확정되고 (김)하성이 형한테 제일 먼저 연락했다"며 "형이 조언도 해줬다"고 말했다.
김하성은 이정후에게 "이제 좋은 감독님 밑에서 야구를 하게 됐으니까 잘 됐다"고 용기를 북돋웠다고 한다. 김하성이 언급한 '좋은 감독님'은 내년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샌프란시스코를 이끌어 갈 밥 멜빈 감독이다. 멜빈 감독은 이번 시즌까지 김하성의 소속팀인 샌디에이고 지휘봉을 잡았다.
멜빈 감독의 지휘하에 김하성은 MLB 최고급 수비수로 성장했다. 김하성이 빅 리그로 진출했던 2021시즌이 끝난 뒤 샌디에이고 사령탑에 오른 멜빈 감독은 선수와 유대감을 형성하고 신뢰를 얻는 능력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멜빈 감독 부임 후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주전 내야수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이에 더해 김하성은 MLB 포지션별 최고 수비수에게 부여하는 '골드 글러브'까지 수상했다.
이 때문에 멜빈 감독은 김하성에겐 '은사'와도 같은 존재다. 이정후는 "좋은 감독님 밑에서 이제 야구만 잘하면 된다"는 조언도 김하성에게 들었다고 전달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 연합뉴스최근 미국 현지에선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트레이드 매물로 내놓을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샌디에이고 구단에게 닥친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선수단의 연봉을 줄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아직 MLB 스토브 리그가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김하성의 이적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이정후는 이에 대해 "워낙 팀이 많아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또 한 번 같은 팀에서 뛰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정후와 김하성은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에서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다.
키움에서 MLB 진출을 노린다고 알려진 또다른 선수 김혜성(24·키움)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이정후는 "혜성이도 욕심이 많은 친구고 야구를 워낙 잘하는 친구"라면서 "(김)혜성이가 MLB를 준비하고 있다는 걸 저도 기사를 보고 알았다"고 전달했다. 이어 "내년에 혜성이가 포스팅을 신청해서 좋은 구단에 좋은 계약을 맺고 갈 수 있는 친구라고 생각한다"며 "다치지만 않고 그냥 하던 대로 잘 준비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같은 시기에 MLB 포스팅을 신청한 고우석에 대해선 "계약 이후 (고)우석이한테 '축하한다'는 연락이 왔다"며 "계약에 대한 얘기는 안 나눴고 조카 얘기를 많이 했다"며 웃어 보였다. 처남과 매부 관계인 이정후와 고우석이 가족 동반 MLB 진출을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한 많은 관심이 모이기도 했다.
고우석에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벡스, 시애틀 매리너스, 세인트루인스 카디널스 등 빅 리그 구단이 관심을 표했다는 현지 보도가 나오긴 했지만, 계약과 관련된 소식은 아직 들려오지 않는 상황이다. 고우석의 계약 마감 기간은 한국 시각으로 내년 1월 4일 오전 7시 전까지다.
연합뉴스끝으로 부모님께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정후는 "아버지도 감사하지만 엄마의 헌신이 없었다면 제가 이렇게 클 수 없었다"며 "아버지가 현역 시절 때 저한테 해주지 못했던 거를 엄마가 다 해주셨기 때문에 엄마한테 고맙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어 "아빠도 저를 믿어주시고 지금까지 한 번도 제가 어떤 선택을 하는 경우에 한 번도 반대 의견을 내신 적이 없다. 항상 저를 믿어주셔서 아버지한테 감사하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부모님께서 해달라고 하시는 건 다 해드리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