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 주민들이 대피소에 모여있는 모습. 독자 제공5일 북한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안포 사격으로 서해5도에 내려진 주민 대피령이 3시간 30분 만에 해제됐다.
인천시 옹진군은 이날 오후 3시 46분쯤 연평도·백령도·대청도에 내려진 주민 대피령을 해제했다고 밝혔다.
"만일의 사태 유의" 15차례 대피 방송…학생들도 피신
앞서 옹진군은 이날 오전 11시 18분쯤 해병대사령부로부터 북한 해안포 사격에 따른 대피 방송 준비 요청을 받고 오전 11시 40분쯤 인천시 재난안전종합상황실에도 유선으로 상황을 알렸다.
이후 대피소 개방 요청을 받은 3개 면사무소는 이날 낮 12시 13분쯤 총 15차례 안내 방송을 하며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리고, 가까운 대피소로 이동해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인천시도 오후 1시 21분 '완충구역 북 해안포 사격으로 우리 군은 오늘 오후에 해상 사격(을 할) 예정입니다. 서해5도 주민께서는 만일의 사태에 유의해 달라"는 내용의 재난 문자를 보냈다.
대피령이 내려지면서 연평도에서는 주민 2085명 중 508명(24.3%)이 대피소 8곳으로 나눠 대피했다. 백령도에서도 주민 4875명 가운데 269명(9.3%)이 대피소 29곳으로 각각 대피했고, 대청도에서는 1422명 중 36명(2.5%)이 대피했다.
이날 갑작스러운 대피령으로 섬 주민들은 물론 연평중고등학교 학생들이 급식 시간에 학교 지하로 대피했다가 인근 1호 대피소로 다시 피신하기도 했다.
북한의 해안포 사격으로 서해 최북단 백령도와 연평도에 주민 대피령이 내려진 5일 오후 인천에서 백령도로 출발했던 여객선 코리아프린스호가 회항해 인천연안여객터미널 잔교에 정박하고 있다. 연합뉴스서해5도행 여객선 3척 모두 통제…어선 5척도 회항
이날 오후 1시 출항해 인천과 연평도·백령도를 오갈 예정이었던 여객선 3척의 운항이 모두 통제됐다.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76명을 태우고 출발한 백령도 행 여객선 코리아프린스호는 50분 뒤 회항해 다시 인천으로 회항했다. 운항 통제된 나머지 여객선 2척의 매표 인원도 272명에 달했다.
해경도 군 당국으로부터 상황을 전파받고 이날 오전 서해5도에서 출항한 어선 5척을 오후 2시까지 항구로 다시 돌아오도록 조치했다.
다음날인 6일부터 배편은 정상 운항할 예정이다. 연평항로 여객선은 오전 8시와 오후 1시, 백령항로 여객선은 오전 8시30분과 낮 12시30분 각각 인천항에서 출발한다.
연평항로 여객선은 6일 오전 8시와 오후 1시 각각 정상 운항한다. 백령~인천 항로 여객선은 오후 1시30분, 인천~백령 항로 여객선은 낮 12시30분 운항할 예정이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이 5일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북한의 연평도·백령도 북방 해안포 사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유정복 "北 사격은 9·19 남북군사합의 위배"…합참 "도발" 규정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날 인천시 경보통제소에서 주민 대피 상황을 점검하고 폐쇄회로(CC)TV로 실시간 현지 모니터링을 했다. 유 시장은 "북한의 이번 사격은 9·19 남북군사합의에도 위배된다"며 "주민들이 과도하게 불안해하지 않도록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매뉴얼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군의 이번 사격훈련을 도발이라고 규정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군은 이날 오전 9시쯤부터 2시간 동안 백령도 북방 장산곶 일대와 연평도 북방 등산곶 일대에서 200여발이 넘는 해안포 사격을 했다. 탄착 지점은 NLL 북쪽으로 우리 측 수역으로 넘어오지는 않았고, 따라서 우리 국민과 군의 피해는 없었다.
합참은 "이는 지난해 11월 23일 북한이 일방적으로 9.19 군사합의를 파기를 주장한 이후 서해 완충구역내 포병사격을 재개한 것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도발행위"라고 비판했다.
우리 군도 북한 포격이 끝난 지 4시간쯤 뒤인 오후 3시 무렵부터 해상사격훈련으로 대응했다. 백령도에 주둔한 해병 6여단과 연평도 해병부대가 K9 자주포와 탱크포 등을 동원해 사격했고, 사격 방향은 서남방과 동남방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북도서 해병부대의 해상사격훈련은 9.19 합의 체결 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