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우리나라 20대 여성 '6~7명 중 1명'은 몸무게가 정상치 미달인 저체중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스스로가 뚱뚱하다고 여겨 살을 빼려 시도하는 비중은 16%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체중이 정상 범위임에도 감량을 시도한 경우까지 합하면, 절반 가까이가 '살을 빼려' 노력한 적이 있었다.
이는
비만 유병률이 50%를 넘어서 질병부담이 높아지고 있는 3040 남성의 체중 감량시도 비율이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라 눈길을 끈다.
8일 질병관리청의 '우리나라 성인의 체질량지수(BMI) 분류에 따른 체중감소 시도율 및 관련요인' 논문에 따르면, 2013~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한 결과
2021년 기준 19~29세 여성의 15.1%가 체질량지수 18.5 미만(대한비만학회 기준)인 저체중 상태로 나타났다.
해당 연령대 6~7명 중 1명은 저체중인 셈이다. 2019~2021년 기준 분율은 14.8%로, 2016~2018년(12.4%)에 비해 2.4%p 올랐다.
당국은 설문조사에 담긴 체중조절 여부 항목을 이용해 지난 1년간 본인 의지로 체중을 감소하려 노력했던 분율을 산출했다.
의학적으로 '마른 몸'인데도 불구하고, 체중 감소를 시도한 비율은 예년보다 증가했다.
저체중인 20대 여성의 16.2%는 살을 빼려 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2016~2018년(15.3%)에 비해 1%p 가까이 상승했다. 남녀 모든 연령대에 비해 가장 높은 비율이다.
체질량지수가 18.5~23 미만으로 체중이 '정상'인 경우(전체 대비 55.8%)에도 20대 여성의 절반 이상(53.9%)은 다이어트를 시도했다. 저체중인 다이어터 비율을 합치면, 몸무게가 표준이거나 표준 미달인 46.0%가 체중감량을 위해 노력한 것이다.
질병관리청 제공당국은 유독 여성의 몸에 대해 높은 잣대를 들이대는 사회적 분위기가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논문은 "여자의 경우, 지난 9년간 저체중 유병률이 높은 상태를 유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자신의 체중이 비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비만 체형으로 인지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는
마른 체형을 선호하며 무분별한 체중 조절을 유도하는 사회문화적 분위기로 인해 젊은 여성에서 자신의 체형을 과대 인식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현상은 다른 나라에서보다 우리나라에서 특히 더 높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상체중 여성이 자신을 '비만'이라 느끼면 운동이나 식이조절보다는 다이어트약 복용 등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실태도 우려했다. 이같은 행태가 장기화되면 심혈관 건강뿐 아니라 향후 임신 등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당국은 "정상체중 사람이 반복적인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 체중 재증가 시에 혈압·지질수치·혈당 및 인슐린 등이 지나치게 상승해
심혈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도 밝혔다.
또
"임신 전 저체중은 반복성 유산을 비롯한 부정적 임신결과들을 초래하기에 가임기 여성에서의 불필요한 다이어트를 유도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지속되지 않도록, 건강한 체형인식에 대한 교육뿐만 아니라 대중매체 등을 통한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남성은 30대와 40대에서 비만 유병률이 52.0%, 51.1%로 늘었음에도 체중감량 시도율은 되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는 2013~2015년 기준 57.5%에서 56.9%(2019~2021)로, 40대는 61.9%→54.7%로 각각 줄었다.
20대 정상체중의 주관적 비만 인지율 또한 남성(6.9%)이 여성(28.3%)보다 현저히 낮았다.
다만, 실제 비만(체질량지수 25 이상)인 사람들의 체중감량시도율은 남성과 여성 모두 스스로를 비만으로 인식하는 주관적 비만 인지율에 훨씬 못 미쳤다.
자신을 비만이라 느낀 비만자는 남녀 각각 84.6%, 94.7%에 달했지만, 살을 빼려 시도한 비율은 남성 54.6%, 여성 62.9%에 그쳤다.
전반적으로
낮은 연령과 높은 교육수준, 또 자신을 주관적 비만 체형으로 인지하거나 유산소 신체활동을 실천하는 경우 등이 체중감소 시도요인으로 조사됐다.
질병청은 "본 연구에서 체중감소 시도요인으로 낮은 연령, 미혼인 경우가 관찰됐는데 미국 또는 캐나다에서는 연령(20~39세 59.3%, 40~59세 60.2%)이나 결혼 유무에 따라 체중감소 시도율에 차이를 보이지 않아 차이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을수록 체중감소 시도를 하는 경향은 호주와 유사했는데,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으면 운동이나 건강한 음식섭취를 더 하는 경향이 있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서 체중감소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체질량지수 분류에 따라 체중감소 시도요인이 다르므로, 이를 고려한 중재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