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하차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난한 독주가 예상됐던 대선 경선판에 적지않은 변수가 생겼다.
특히 공화당 두 번째 경선지인 뉴햄프셔 결과가 주목된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의 사퇴로, 그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이 잠재적으로 헤일리 전 대사에게 표를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CNN·뉴햄프셔대가 공동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크리스티 전 주지사의 지지자의 65%가 2순위로 헤일리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뉴햄프셔에서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턱 밑까지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화려한 복귀와 2,3위 후보간 치열한 경쟁으로 맥없이 끝날 것 같았던 공화당 경선이 요동치는 모양새다.
이제 시선은 헤일리 전 대사가 뉴햄프셔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얼마만큼 위협할 수 있겠느냐에 쏠리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로 크리스티의 표가 헤일리에게 갈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측은 향후 경선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고전을 겪을 수도 있다.
존 스누누 전 뉴햄프셔 상원의원은 뉴욕타임스(NYT)에 "크리스티의 사퇴로 경선 판이 트럼프측에게는 최악의 악몽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균형잡힌 예산을 집행한 강력한 보수 지도자임과 동시에 어디를 가든 혼란을 남기지 않은 사람(헤일리)을 상대로 싸움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헤일리 전 대사가 뉴햄프셔에서 성과를 거둘 경우, 이후 그가 주지사를 역임했던 사우스캐롤라이나를 포함해 다른 지역의 경선에서도 예상과는 다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다만, 크리스티 전 주지사의 표를 헤일리 전 대사가 온전히 흡수할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예단일 수도 있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전날 '경선 하차'를 발표하면서 다른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고, 특히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해서는 "그녀는 크게 박살날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한 발언이지만, 그의 속내를 짐작하기에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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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헤일리가 TV광고에만 6800만 달러(약 890억 원)를 쏟아부었다"며 "그녀는 그것을 감당할 수 없다"고도 했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사퇴 연설이 된 뉴햄프셔 행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 만큼이나 헤일리 전 대사에게도 타격을 줬다.
그는 남북전쟁의 원인으로 노예제를 언급하지 않은 헤일리 전 대사를 비난했고, 트럼프가 유죄판결을 받더라고 공화당 후보가 되면 투표하겠다고 공약한 다른 후보들을 '나약한 후보'라고 몰아세웠다.
한편 '헤일리는 박살날 것'이라는 크리스티 전 주지사의 발언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크리스티가 헤일리에 대해 매우 진실한 발언을 했다"며 "크리스티가 몇 안 되는 옳은 일을 했다"고 추켜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