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생존을 위한 저출생 종합대책' 발표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주거, 자산, 돌봄, 일·가정 양립 4개 분야를 축으로 하는 패키지 형태의 저출생 공약을 발표했다. 앞서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 온동네 초등돌봄, 경로당 주5일 점심 제도에 이은 민주당의 4호 총선 공약이기도 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8일 공약 발표회에서 "합계출생률이 2년 후 0.5명으로 떨어진다고 한다"며 "국가 소멸이 먼 미래가 아닌 당장 우리 발등에 떨어진 당면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래에 희망이 사라진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것은 아마 불평등 문제일 것 같다"며 "특히 자산과 소득의 불평등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정책위의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생존을 위한 저출생 종합대책' 발표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우선 주거 대책으론 '우리아이 보듬주택'을 내걸었다. 2자녀 출산 시 24평 주택을, 3자녀 출산 시 33평 주택을 각각 분양전환 공공임대 방식으로 제공한다는 게 골자다. 또 신혼부부 주거지원 대상을 현행 7년차까지에서 '10년차까지'로 확대하기로 했다.
자산 대책으론 '결혼-출산-양육 드림(dream) 패키지'를 내놓았다. 비용 때문에 결혼을 포기하는 청년층을 지원하기 위해 '결혼-출산 지원금'을 도입하고, 모든 신혼부부에게 가구당 10년 만기 1억원을 대출해주기로 했다. 신혼부부 대출은 첫 자녀 출생 시 무이자로 전환되고, 둘째 출생 시에는 원금 50% 감면, 셋째를 낳으면 원금 전액을 감면하는 방식이다.
양육 지원금은 '우리아이 키움카드', '우리아이 자립펀드'가 핵심이다. 키움카드란 8세부터 17세까지 자녀 1인당 월 20만원씩의 아동 수당을 카드로 지급하는 것이다. 자립펀드는 출생(0세)부터 고교 졸업(18세)까지 매월 10만원을 정부가 펀드계좌에 입금하는 방식이다.
돌봄 대책으로는 현행 중위소득 150% 이하만 신청할 수 있었던 아이돌봄 서비스를 전 가정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아이돌보미 돌봄 수당도 늘리고 미혼모·미혼부나 비혼 출산 가정에는 추가로 특별 바우처를 지원한다.
일·가정 양립을 위해선 부모 누구나 출산휴가(급여)와 육아휴직(급여)을 쓸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고 했다. 육아휴직 신청 시 자동으로 육아휴직에 들어가게 하고, 중소기업 소속 근로자라면 매달 50만원을 더 받을 수 있다.
아울러 민주당은 저출생 관련 정책 수립·집행을 위한 부처인 '인구위기대응부'(가칭) 신설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생존을 위한 저출생 종합대책' 발표에 참석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민주당은 이런 정책들을 집행하려면 연간 총 약 28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보듬주택'에 4조원, '결혼-출산 지원금'에 5조원, 키움카드·자립펀드에 18조원이 각각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이개호 정책위의장은 "저출생 극복을 위해 매년 30조원에 가까운 재정 투입이 이뤄지고 있다"며 "우리가 생각한 총 재원 부담도 비슷한 정도"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해당 정책들을 실제 집행하기 위한 관련 법 개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성주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키움카드나 자립펀드는 조세특례제한법, 남성육아휴직 강화는 고용보험법 등의 개정이 필요하다"며 "조만간 여러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오후 1호 공약으로 저출산 관련 패키지 대책을 내놓는 것과 관련해서는 "국민의힘이 급작스럽게 저출생 대책을 발표하기로 한 걸 어제 저녁에 긴급 뉴스로 들었다"며 "원래 계획돼 있었던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좋은 태도라고 본다"며 "실현 가능한 안을 만들고 그중 여야 간에 의견 일치하는 건 즉시 입법하고,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해서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