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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 출장' 포스코 후추위, 갖은 논란에도 '마이웨이'



기업/산업

    '호화 출장' 포스코 후추위, 갖은 논란에도 '마이웨이'

    포스코 후추위, 오늘 '숏리스트' 확정 방침
    호화 출장 논란에도 '정면 돌파' 카드 고수
    깨져버린 공정성…의구심은 갈수록 증폭
    "최종 후보 내놔도 정당성 확보는 어려워"

    2022년 포스코홀딩스 출범식 당시의 모습. 연합뉴스2022년 포스코홀딩스 출범식 당시의 모습. 연합뉴스
    '호화 출장' 논란에 휩싸인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들이 24일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군을 예정대로 압축한다. 공정성을 의심하는 안팎의 우려에도 예고한 시간표에 맞춰 인선 절차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경영 공백을 막으려면 주춤할 수 없다는 게 사외이사들의 입장이지만, 절차를 거듭할수록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짬짜미' 비판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최종 후보를 내놓더라도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겠냐는 의구심도 덩달아 커지는 모양새다.

    포스코홀딩스 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이날 제7차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를 확정한다. 앞서 후추위는 제6차 회의에서 '롱리스트' 18명을 결정하고, 외부인사 5명으로 구성된 CEO 후보추천자문단에 이들의 평가를 의뢰했다. 자문단은 약 일주일 동안 후보자들의 자격 요건을 평가했다.

    후추위는 자문단 평과 결과를 반영해 숏리스트를 압축했다고 한다. 숏리스트 인원은 10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후추위는 이달 말까지 심층 면접 대상자인 '파이널리스트'를 5명 내외로 추리고, 2월 중 최종 후보 1명을 선정한다. 이후 이사회를 거쳐 3월 주주총회에서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을 선임한다는 게 후추위의 구상이다.

    그간 후추위는 "막중한 임무를 차질없이 수행하는 게 최우선 책임"이라며 인선 작업 완주 의사를 내비쳐왔지만, 후추위를 둘러싼 잡음은 좀처럼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특히 인선 절차의 핵심 가치인 공정성이 휘청거리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의 수위가 갈수록 거세지는 상황이다.

    논란은 후추위의 '호화 출장' 의혹이 촉발했다. 후추위를 구성하는 사외이사 7명은 지난해 8월 최정우 회장 등과 캐나다에서 개최한 해외 이사회에 참석했다. 회의는 단 하루에 불과했고, 나머지 일정은 골프 라운딩과 관광 등 외유성으로 채워졌다. 이동 과정에 전세기와 전세헬기를 동원했고, 유명 호텔에 묵으면서 고급 와인을 곁들인 식사로 5박7일 동안 약 6억8000만원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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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보다 앞선 2019년 8월에도 중국에서 이사회를 열었는데 호화롭기는 마찬가지였다. 전세기를 타고 이동하거나 백두산산(産) 송이버섯·러시아산 털게 등 고가 음식과 주류 그리고 골프 라운딩까지 판박이였다. 당시 사용한 비용만 7~8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 참고기사 : [단독] 포스코 '초호화 이사회'…전세기로 백두산도 갔다)

    현재 후추위는 사외이사로만 구성돼 있다. 그리고 이들 사외이사 7명은 이같은 '호화 출장' 의혹으로 경찰에 전원 입건된 상황이다. 모두 최정우 회장 임기 중에 선임되거나 연임한 인사들이다. 최 회장 본인은 후보군에서 빠졌지만, 그가 낙점한 후보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조다.

    더욱이 후추위가 압축한 차기 회장 후보군에는 이들 사외이사들과 호화 출장에 동행한 인사도 포함된 걸로 전해진다. 공정성과 신뢰성이 무너졌다고 지적받는 대표적인 대목이다. 향후 후추위가 인선 절차를 강행해 최종 후보를 내놓더라도 정당성을 확보하기는 힘들다고 꼬집는 배경이기도 하다. 외부인사로 구성된 자문단에 평가를 맡겼다고는 하지만, 결국 최종 후보를 압축하는 건 역시 또 후추위다.

    일각에서는 경영진과 이사회의 끈끈한 관계를 되풀이해온 소유분산기업의 특성상 사외이사진을 새로 구성해야 공정성을 회복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례로 지난해 3월 KT 사외이사들이 주축이 된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는 구현모 당시 KT 대표가 물러난 뒤 구 전 대표와 가까운 윤경림 당시 KT 사장을 차기 대표로 추천해 공정성 논란을 부추겼다.

    이후 KT는 사외이사 8명 가운데 7명을 교체하고, 새 사외이사로 꾸려진 이사후보추천위에서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을 CEO 후보로 선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업계 관계자는 "후추위의 입장이야 어떻든 인선 작업의 핵심인 공정성에 금이 갔다는 자체만으로 이미 후추위는 생명을 잃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게 앞날을 위해 올바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후추위는 호화 출장 논란에 "위원 모두가 엄중한 상황을 깊이 인식하고 논란이 되는 부분은 다시 한번 겸허한 자세로 지적을 받아들인다"며 "최상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더욱 신중하고 공정하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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