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의원측 제공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을 피습한 피의자가 '우발적 범행이었다'고 진술한 가운데, 경찰은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밝히는 데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26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전날 배 의원을 습격한 뒤 현장에서 체포된 A(15)군을 보호자 입회하에 조사한 뒤 임의제출 받은 휴대전화 메시지와 SNS 내용, 범행 전 행적 조사 등을 토대로 진술의 사실 여부를 파악 중이다.
경찰 조사에서 A군은 사건 발생 2시간 전 연예인이 많이 오는 미용실로 '사인을 받겠다'고 가족에 말하며 외출했다가, 배 의원을 만나자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당시 사용된 돌도 평소 지니고 있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즉 배 의원을 특정해 범행을 저질렀다기보다는, 배 의원을 만나자 우발적으로 갖고 있던 둔기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얘기다.
전날 일어난 피습 사건은 서울 강남구의 지하 2층 지상 4층짜리 건물 1층에서 발생했다. 사건 당일 배 의원은 이 건물 2층 미용실을 이용하려 미리 예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층 미용실에서 피습이 발생한 1층 출입문까지는 계단을 포함해 성인의 걸음으로 30걸음이 채 안 된다. 또 건물 출입구 바로 앞에 차량을 대고 내릴 수 있어 배 의원이 외부에 노출됐을 시간은 극히 짧았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출입문 안쪽에서 있는 사람이 누군가 바깥에서 들어오면 이를 보고 곧바로 나와 만날 수 있도록 시야가 뚫려 있다.
실제로 전날 배 의원실이 공개한 CCTV를 보면, A군은 출입문 안쪽에 있다가 바깥에서 들어오는 배 의원을 마주치자 배 의원을 향해 걸어간다. 이후 둘은 잠깐 멈춰서 대화를 나누다가 배 의원이 출입문 안쪽으로 들어가자 A군은 준비한 돌로 배 의원의 머리를 수차례 가격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특수폭행 혐의로 A군을 검거해 조사한 뒤 피의자가 미성년자인 점과 현재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이날 새벽 한 병원에 응급입원 조처했다.
응급입원은 정신질환자로 추정되는 사람의 자·타해 위험이 있어 사정이 급박한 경우 정신 의료 기관에 3일 이내 입원시킬 수 있는 제도이다.
경찰은 우선 주말까지는 휴대전화 대화 기록과 주변인 진술, 행적 조사 등을 토대로 진술의 사실 여부를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응급입원 기간이 지난 뒤에는 보호자 동의를 받고 다시 보호 입원 절차를 거치면 경찰이 해당 병원을 찾아가서 A군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더 나아가 경찰은 배 의원 피습 사건과 관련해 서울경찰청에 수사전담팀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수사전담팀은 서울 강남경찰서장을 팀장으로 27명 규모로 구성됐다. 수사팀은 사건의 경위와 범행 동기, 배후 유무 등을 중점적으로 수사할 계획이다.
한편 배 의원은 피습을 당한 뒤 병원으로 옮겨져 두피를 1㎝가량 봉합한 상태다. 현재 병원에서 치료받으며 뇌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촬영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어지럼증과 통증을 호소해 이날 퇴원은 어려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11시 20분쯤 배 의원은 병원에서 경찰과 만나 약 1시간 30분 동안 피해자 진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