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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연동형 유지 '제3지대 빅텐트' 유인 커졌지만…머나먼 '낙준 연대'

국회/정당

    준연동형 유지 '제3지대 빅텐트' 유인 커졌지만…머나먼 '낙준 연대'

    이재명 유지한 '준연동형', 거대양당 위성정당 창당에 '무용(無用)'
    제3지대, 각자도생 대신 통합해야 유리하지만 '낙준 연대' 여전히 험로
    이원욱·조응천 "빅텐트 어떻게 만들어나갈지 고민하겠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4·10 총선에 적용할 비례대표 선거제를 현행 준연동형제로 유지하고 사실상 위성정당을 만들겠다고 하면서 '제3지대 빅텐트론'이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을 창당해 비례대표 의석을 잠식하면 소수정당 몫은 오히려 줄어들기 때문에 정당 득표율을 최대한 끌어올릴 '빅텐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새로운미래와 개혁신당이 한목소리로 "편법과 반칙"이라며 위성정당을 비판했다. 하지만 '낙준(이낙연·이준석) 연대'까지는 여전히 험로가 예상된다. 제3지대 정당들로서는 외연을 확장해야 의석수 확보에 유리해진다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주도권 다툼에서 서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기조는 공고하다. 아울러 이념과 지지 기반이 다른 양측이 연대했을 때 실질적인 효과에 대한 의문도 남아있다.

    뭉쳐야 사는데…'빅텐트' 난점 여전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과거 회귀가 아닌, 준연동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다"며 "준(準)위성정당을 창당하게 된 점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통합형 비례정당이라며 위성정당과 완전히 똑같지는 않다고 애써 강조했지만 21대 총선 당시 준연동형 제도가 무력해진 요인이었던 더불어시민당이나 미래한국당과 기능적 측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당시 더불어시민당은 범진보 연합을 표방했고 기본소득당의 원내 진입 등 소기의 성과도 있었지만, 원내 제3당인 정의당은 이전 선거보다 더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음에도 의석수는 늘지 않았다. 

    정의당 사례만 보더라도 지역구 의석을 얼마나 확보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3개 신당(새로운미래·개혁신당·미래대연합)이 따로 전국 정당 득표율을 나눠 갖는 것보다 하나로 합쳐야 위성정당의 틈바구니 속에서 의미있는 의석수를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빅텐트'의 핵심인 새로운미래 이낙연 대표와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간 연대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회의적이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새로운미래 이낙연 대표. 윤창원 기자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새로운미래 이낙연 대표. 윤창원 기자
    새로운미래 측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준연동형제를 유지한다고 '제3지대'에 유리해졌다는 것은 허황된 신기루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에서 병립형 대신 준연동형제를 택한 것에 대해서는 "이미 '낙준 연대'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민주당과 그 위성정당에 불리할 게 없다고 계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2030 남성을 중심으로 이슈몰이를 하는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연대하는 것에도 적잖은 부담감을 느끼는 눈치다. 소속 현역의원 숫자는 각각 김종민, 양향자 의원으로 같지만 화제성 측면에서 새로운미래가 개혁신당에 밀린다는 판단을 하는 것. 이같은 상황에서 연대를 한다면 이준석 대표의 입김이 더 세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이준석, 한동훈표 위성정당 때리기…'빅텐트' 열어둔 이원욱·조응천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표가 본인 입으로 실토한 준위성정당이나 국민의힘이 공개적으로 창당 작업을 시작한 위성정당의 경우 오히려 표의 역비례성을 강화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혁신당도 위성정당을 만들 의사가 있음을 피력했다.

    '빅텐트'를 쳐 외연을 확장하는 효과를 노리기보다 국민의힘 위성정당 창당 과정에 뒤따를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이 대표는 "양당 모두 불출마한 의원들이 상당히 있었고 위성정당으로 옮겨가서 기호를 앞으로 당겨주신 분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양당이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를) 최대한 미루고 있다"며 "위성정당 창당 과정에서도 상당히 모순점이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6년에는 민주당과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모두 '의원 꿔주기'로 비례대표 정당 앞순번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현재 국민의힘은 의원을 꿔 줄 만큼 의석수가 넉넉하지 않은 데다 컷오프 결과도 설 연휴가 끝나야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낙천한 현역의원이 위성정당으로 쉽게 당적을 바꾸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파열음이 더 크게 날 거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다.

    다만 이에 대해 국민의힘 측에서는 '2번'만 받으면 되기 때문에 이전만큼 많은 수의 의원을 위성정당에 보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에서 탈당한 미래대연합 이원욱·조응천 의원의 행보도 변수다. 두 의원은 흡수 통합을 거부하며 새로운미래에 합류하지 않았다. '낙준 연대'에 양측이 소극적인 가운데 두 의원의 합류로 어느 한쪽에 무게중심이 쏠리면 오히려 '빅텐트'는 난망해지고 '중텐트'에 머무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의원은 이날 "조응천 의원과 대통합 '빅텐트'를 어떻게 만들어나갈지 고민하겠다"며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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