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민주당 서구갑 이지혜, 유지곤, 장종태, 안필용 예비후보는 지난 17일 오전 11시 시당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 경선을 촉구했다. 유지곤 예비후보 제공오는 4·10 총선을 50여 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 연일 공천 잡음이 일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 전략 공천 가능성이 제기되자 예비 후보자들이 '공정한 경선'을 요구하거나 특정 후보의 불출마 요구를 촉구하는 등 내홍이 격화하고 있다.
대전에선 박병석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무주공산이 된 서구갑과 이상민 의원의 탈당으로 비어있는 유성을 선거구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유성을 선거구 출마를 선언한 허태정 전 대전시장이 서구갑으로 선거구를 변경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민주당 인재로 영입된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의 유성을 전략공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허 전 시장의 이동 출마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민주당 서구갑 이지혜, 유지곤, 안필용, 장종태 예비후보는 지난 17일 오전 11시 시당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설 명절을 전후해 유성을 선거구에 대한 전략공천이 확실시된다는 소문과 그에 따른 여파로 허 전 시장을 서구갑 경선에 참여하게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며 "서구갑 선거구 4명의 예비후보는 자괴감과 배신감을 느끼며 피를 토하는 심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대전 서구갑 선거구가 폐기물 처리장인가"라며 "민주당 중앙당 공관위는 서구갑 선거구에 대한 전략선거구 지정을 즉시 철회하고 공정한 경선을 실시해 후보자를 선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중구청장 조성칠, 전병용, 이광문, 강철승, 김경훈, 권중순 예비후보는 19일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미성 기자대전 중구청장 재선거에서도 공정한 경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곳에는 김제선 전 세종시교육감 비서실장의 전략공천설이 제기돼왔다.
중구청장 강철승, 권중순, 김경훈, 이광문, 전병용, 조성칠 예비후보는 19일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시당의 평당원협의회와 황운하 시당위원장의 공정한 경선 주장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당대표에게 지역 민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며, 어떠한 입장 표명도 하지 않는 박정현 최고위원은 모든 책임을 지고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고, 이번 총선에 불출마하라"고 촉구했다.
6명의 예비후보는 공정 경선에는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전략공천 강행 시에는 상반된 반응을 예고했다. 김경훈 전 대전시의장은 전략공천이 이뤄질 경우 탈당 후 무소속 연대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강철승 예비후보는 "탈당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황운하 의원(대전 중구)이 이날 오전 11시 40분 불출마 관련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돌연 취소하면서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황 의원은 앞서 "중구청장 재선거에 경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강철승 예비후보는 "황운하 의원의 기자회견은 중구청장 선거와는 상관이 없다"며 "중앙당 외 여러 가지 상황과 민주당의 공천 시스템에서 내부적인 문제 때문에 본인의 거취를 표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세종시갑 노종용, 배선호, 박범종, 봉정현 예비후보는 이날 오전 10시 세종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 경선을 촉구했다. 노종용 예비후보 제공세종시 역시 이강진 전 세종시 부시장의 전략공천설에 몸살을 앓고 있다.
세종시갑 노종용, 배선호, 박범종, 봉정현 예비후보는 이날 오전 10시 세종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세종갑에 공정한 경선을 실시하고, 이강진 예비후보는 당당히 그 경선에 동참하라"고 요구했다.
이 전 부시장은 애초 세종을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다가, "당내 인사와의 교감"을 언급하며 세종갑으로 선거구를 변경한 바 있다.
예비후보들은 "매서운 칼바람에도 공정한 경선을 위해 선거운동에 불철주야 노력했던 예비후보들로서 모멸감과 자괴감을 느끼며, 이강진 예비후보의 전략 공천은 당원들과 세종시민들을 우롱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공천 잡음이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이면서 50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 판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매번 선거때마다 공천 잡음이 나왔던 정당은 본선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민주당 중앙당이 판세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공천에 좀 더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