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상원과 하원이 4일(현지시간) 파리 외곽 베르사유궁전에서 합동회의를 열어 낙태 자유를 명시한 헌법 개정을 승인했다. 연합뉴스 프랑스 의회가 4일(현지시간) 여성의 낙태할 자유를 명시한 헌법 개정안을 승인했다.낙태를 합법화한 지 약 50년 만이다.
프랑스 상원과 하원은 이날 베르사유궁전에서 합동회의를 열어 헌법 개정안을 표결에 붙여 찬성 780표, 반대 72표의 압도적 표차로 가결 처리했다.
개헌에 따라 프랑스 헌법 제34조에는 '여성이 자발적으로 임신을 중단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되는 조건을 법으로 정한다'는 조항이 추가됐다.
이에 따라 프랑스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헌법상 낙태할 자유를 보장하는 나라가 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가결 직후 엑스(X·옛 트위터)에 "프랑스의 자부심, 전 세계에 보내는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야엘 브룬 피베 하원 의장은 표결 전 "프랑스는 여성 인권에 있어 선두에 서 있지만 해야 할 일이 많다. 여성의 권리는 위기 상황에서 가장 먼저 위협받는다"며 개헌안 처리를 독려했다.
가브리엘 아탈 총리는 미국과 폴란드, 헝가리 등에서 낙태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여성이 자기 몸을 통제할 자유를 헌법에 포함하는 건 여성 인권 투쟁의 종착점"이라고 강조했다.
베르사유궁전에서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파리 시내에서는 시민 수백명이 개헌 지지 시위를 벌였다.
반면 베르사유궁전 근처에서는 낙태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모여 개헌 반대 시위를 벌였다.
시위를 주도한 '생명을 위한 행진'의 대변인 마리리스 펠리시에는 일간 르파리지앵에 "낙태는 자궁에 있는 인간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1975년부터 낙태가 허용되고 있어 이번 개헌으로 실질적으로 바뀌는 조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