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원 기자'친윤'(친윤석열) 핵심 인사인 국민의힘 이철규 공동인재영입위원장이 20일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해 "당초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비례대표를 고심해서 결정한 후 국민의미래로 이관하기로 뜻을 모았지만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잘못된 공천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호소했다.
국민의힘 공관위원이기도 한 이 위원장은 앞서 비례대표 명단이 발표되자 페이스북을 통해 불만을 나타낸 바 있다. 이후 추가 공개 호소에 나선 셈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구 공천은 거의 순조롭게 매듭 지어졌다"면서도 "그런데 비례대표 공천은 그 진행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결과 (국민의미래 공관위에서) 우리 당의 역사나 대선, 지선 과정의 공헌도 또 이외의 당사자들에 대한 정보가 몹시 부족했을 것"이라며 "그런 상태에서 비례 공천이 이뤄지다보니 오늘과 같은 이런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았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미래는 국민의힘의 비례정당이자 자매정당이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는 한 몸이다. 이는 한동훈 위원장도 명확히 밝힌 바 있다. 전개 별개 당이 아니"라며 "국민의미래 당직자 임명부터 공천 과정이 한동훈 책임 하에 진행돼 온 점도 부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본인은 인재영입위원장으로서 마땅히 당에 헌신한 이들을 중심으로 비례대표 후보를 추천했을 뿐, '사천'과는 다르다고도 주장했다.
이 의원은 최근 일부 언론보도와 관련해 " 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이 국민의미래 공천에 관여하느냐, 월권이 아니냐 말한다"면서도 "저는 우리 당의 공동인재영입위원장으로서 비례 공천 과정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며고 반박했다.
본인이 비례 공천에 참여할 수 있는건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른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당규 제35조 제2항에 따르면 인재영입위는 각종 선거 후보자를 발굴하고 영입인사의 역할 및 위상에 대해 당 조직에 건의할 있다"며 "제37조에는 이같은 인재영입위원장의 요구에 당에 속한 모든 기구와 당 소속 의원이 적극 협조하도록 의무로 명시돼 있다. 그래야지 인재들이 마음 놓고 당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떤 분들은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이 왜 국민의미래 공천에 관여하느냐, 월권이 아니냐고 말하는데 그럼 한동훈도, 장동혁도 모두가 다 월권이고 잘못된 것"이라며 "오히려 장동혁 사무총장은 (비례 공천에) 관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규에 근거해 비례 추천과 관련 비대위원장과 사무총장, 국민의미래 공관위원장에 당을 위해 헌신해 온 분들, 특히 호남 지역 인사와 노동계, 장애인, 종교계에 대한 배려를 개진한 바 있다"며 "이는 밀실에서 권한 없이 청탁한 게 아니라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책무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 과정에서 한동훈 위원장과의 의견이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고집을 부리거나 고성이 오가는 등 갈등이 유발된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발표 직전까지 명단을 전달받지 못했고, 뒤늦게 확인한 뒤 이를 바로 잡아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 위원장은 "(비례 명단이 발표된 날) 오후 2시 30분에 발표가 있다며 저에게 취재가 들어왔다. 전 그때까지 최종 정리됐는지 알지 못했다"면서 "취재 요구에 응답하고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비대위원장과 사무총장, 국민의미래 공관위원장에 전화했는데 하나같이 한 분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래서 사무처 당직자에게 확인했다. 당직자에 의하면 사무처 당직자와 호남 지역에 기반을 둔 인사들이 한 명도 후보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부득이 당 서열 2위인 윤재옥 원내대표께 전화드려 호남권 인사 배제와 당 사무처 당직자 배제라는 잘못된 비례 공천을 바로잡아 주기를 건의해달라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윤 원내대표에게 '이렇게 협의 없이 극단적으로 밀실에서 이뤄지면 어떻게 함께하겠나. 함께할 수 없다'고 전달했다"며 "이는 (비례 명단을) 바로 잡아주기를 바라는 충정이었다"고 강조했다.
이후 비례 명단은 이 위원장의 바람과는 달리 발표됐고, 직후 이 위원장은 아쉬움과 불만 등을 담은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언론 등을 통해 '사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니 몽니를 부린다'는 식의 보도가 이어지자 사실관계를 바로 잡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한다.
그는 "왜곡된 언론보도가 난무하고 있다. 배후에 누가 있는지 잘 아시리라 생각한다"며 "정치는 머리로 하는 게 아니다. 또한 이성을 갖고 하는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따뜻한 가슴과 진정성 그리고 신뢰를 바탕으로 할 때 만이 국민들이 이해하고 함께하신다"고 강조했다.
이어 "누구를 공격하고 책임을 묻자는 게 아니라 진실을 밝히고 옳고 그름이 무엇인지 밝히고자 하는 것"이라며 "권력 투쟁도 아니다. 전 권력을 탐하지도 투쟁에 나서고 싶지도 않다. 저의 인생이 걸린 문제고, 제 지역구 주민들에 제가 권력을 남용하고 권력을 탐하기 위해 권력 충돌이나 빚는 이런 정상배로 폄훼되는 것을 감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미래는 이날 오후부터 비례대표에 대해 재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