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처녀를 연기 중인 량산멍양. 바이두 캡처"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셔서 학교를 자퇴하고 집에서 동생들을 돌볼 수밖에 없어요. 제가 매일 먹는 건 감자인데…"
지난 2018년 중국 쓰촨성 량산자치주의 한 산골 마을에 사는 량산멍양(22)이 소셜미디어(SNS)에 자신의 '비극적인' 사연을 올리기 시작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불우한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그의 모습에 감동했고, SNS 팔로워는 급속하게 늘어나 380만명을 넘어섰다.
량산멍양은 이때부터 라이브 방송을 통해 자신이 직접 재배한 호두 등 지역 특산물을 팔기 시작했다. 가격이 비쌌지만 팔로워들은 아낌없이 이를 구매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량산멍양이 명품 옷과 액세서리를 걸치고 도시를 활보하는 모습이 잇따라 포착되면서 누리꾼들의 의혹제기가 시작됐고, 결국 공안이 수사에 착수했다.
량산멍양의 실제 모습. 바이두 캡처조사결과 량산멍양은 한 미디어업체 소속의 연예인으로 지난 몇년 동안 각본에 따라 '산골처녀'를 연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현지매체 펑파이에 따르면 이 미디어업체는 산골처녀가 비참한 가족사를 소개하며 눈물짓는 모습을 찍기 위해 안약을 동원하는가 하면 몸을 꼬집기도 했다.
또, 이들이 판매한 농산물은 산골처녀가 직접 재배한 것도 아닐 뿐만 아니라 량산에서 생산된 제품도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사기행각으로 남긴 이익이 1천만 위안(약 18억 원)에 달했다.
결국 지난해 9월 량산자치주 공안국은 량산멍양을 체포했고, 자오쥐에현 인민법원은 지난 19일 량산멍양에게 징역 11개월과 벌금 8만 위안(약 1470만 원)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