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한 OK금융그룹. 한국배구연맹프로배구 남자부 OK금융그룹이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8년 전 우승 멤버들이 다시 정상에 도전한다.
OK금융그룹은 25일 경기도 안산시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포스트 시즌(PS)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우리카드를 세트 스코어 3 대 0(25-15 25-15 25-19)으로 제압했다. 3전 2승제 PO에서 1차전 세트 스코어 3 대 2 승리에 이어 2경기 만에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OK금융그룹은 남자부 PS에서 준PO부터 시작해 챔피언 결정전까지 오른 역대 두 번째 팀이 됐다. 앞서 2010-11시즌 정규 리그 3위 삼성화재가 준PO에서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PO에서 현대캐피탈을 잇달아 꺾고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한 바 있다. 내친 김에 삼성화재는 챔프전에서 대한항공마저 제치고 우승까지 차지한 바 있다.
올 시즌 정규 리그를 3위(승점 58)로 마친 OK금융그룹은 4위 현대캐피탈(승점 55)과 준PO부터 PS를 시작했다. V리그에서는 3, 4위간 격차가 3점 이하일 경우 준PO 단판 승부가 성사된다.
OK금융그룹은 현대캐피탈과 준PO에서 풀 세트 접전 끝 승리해 PO에 진출했다. 여세를 몰아 PO에서는 우리카드를 2경기 만에 제치고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다. PS에서 3연승으로 신바람을 냈다.
지난 2014-15, 2015-16시즌 2연패를 달성했던 OK금융그룹은 8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챔피언 결정전 상대는 사상 첫 통합 우승 4연패를 노리는 대한항공이다.
송희채. 한국배구연맹8년 전 우승 멤버가 다시 뭉친 만큼 기대가 크다. OK금융그룹에는 당시 우승을 경험한 곽명우, 송희채, 정성현, 이민규, 조국기, 박원빈, 전병선 등 7명이 그대로 주축을 이루고 있다.
그 중 세터 곽명우는 이날 PO 2차전에서 고른 공격 배분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송희채도 블로킹 1개를 포함해 8점(공격 성공률 58.33%)으로 팀의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기여했다.
특히 송희채는 2017-18시즌 이후 삼성화재, 우리카드를 거쳐 6년 만에 친정팀에 복귀하자마자 챔피언 결정전에 나서게 됐다. 그는 "OK금융그룹에서 다시 돌아와 챔피언 결정전에 나갈 수 있어서 뿌듯하다"면서 "준PO부터 힘든 경기를 했기 때문에 열정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곽명우도 "(송)희채와 다시 챔프전에 나가게 돼서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고 말했다.
이날 OK금융그룹은 오기노 마사지 감독이 강조한 '범실 없는 배구'를 보였다. 범실이 우리카드(20개)보다 14개 적은 6개에 불과했는데, 송희채와 레오가 각각 3개씩 기록했다.
이에 송희채는 "제가 3개 기록하지 않았나요"라면서 "다들 왜 그랬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공격 범실이 거의 없어서 경기를 쉽게 풀어간 것 같다"고 씨익 웃었다.
곽명우. 한국배구연맹
곽명우는 감각적인 토스로 바야르사이한(13점), 레오(12점), 진상헌, 신호진(이상 9점) 등 고른 공격을 이끌었다. 그는 "오늘 경기 전 세터들이 모인 회의에서 속공을 잘 활용하자고 했다"면서 "(송)희채를 비롯한 선수들이 속공을 너무 잘해줘서 좋은 기록이 나온 것 같다. 뒤에서 잘 받쳐준 덕분에 좋은 기록이 나왔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지난 1차전 이후에는 오기노 감독의 호통이 있었다. 당시 OK금융그룹은 1, 2세트를 먼저 땄지만 3, 4세트를 내리 내주며 흔들렸다. 다행히 5세트에서 승리했지만 오기노 감독 입장에서는 만족스러운 경기가 아니었다.
이날 경기에서도 3세트에서는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선수들은 1차전의 실수를 떠올리며 집중력을 발휘했다. 곽명우는 "3세트에서 이상한 흐름으로 갔는데 그게 오히려 약이 된 것 같다"면서 "오늘 경기에서는 모든 게 좋았기 때문에 침착하게 하면 될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지난 경기가 좋은 경험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한 OK금융그룹은 정규 리그 1위 대한항공과 우승을 다툰다. 송희채는 "우리는 당장 앞에 있는 경기가 중요했다"면서도 "오늘 이후로 (챔피언 결정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8년 전 OK금융그룹의 우승을 이끈 선수들은 어느덧 베테랑이 됐다. 이번에도 OK금융그룹을 정상에 올려놓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