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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예산 편성" 대화 시동 걸었지만…'2천 명 늪'에 갇힌 의정



보건/의료

    "의사가 예산 편성" 대화 시동 걸었지만…'2천 명 늪'에 갇힌 의정

    윤석열 대통령 "보건의료 분야 재정 지출, 의료계와 함께 논의…하루 빨리 머리 맞대고 협의하자"
    정부 회유 카드에도 조용한 전공의들·의대 교수 사직 행렬도 이어져…비의대 교수들도 "증원 다시 검토"
    의료공백 역풍에도 버티는 정부 "5월까지 의대증원 후속 작업 마무리"…신임 회장 선출한 의협, 투쟁 수위 거세질 듯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주 한국병원을 방문해 병원 심혈관센터장으로부터 심혈관센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주 한국병원을 방문해 병원 심혈관센터장으로부터 심혈관센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6주 넘게 이어지는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정부가 의료계에 연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전공의 면허정지 행정처분 보류에 이번엔 예산까지 내걸며 의료계 달래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6일 국무회의에서 참모진에게 "의료계를 향해 내년도 의료예산을 함께 논의할 것을 제안하라"고 주문했다. 보건의료 분야를 안보와 치안과 동등하게 놓고 재정투자를 하겠다는 것.

    윤 대통령은 "이를 위해 정부와 의료계가 하루빨리 머리를 맞대고 협의해 보건의료 분야 재정 지출 우선순위를 정해야 예산 편성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전공의 사직으로 촉발된 의료공백이 두 달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의 요청에도 의료계와의 대화가 진행되지 않자 '예산안'을 고리로 의사들을 대화 테이블에 앉히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처럼 정부가 고유 권한인 예산 편성권까지 양보하면서 의료계에 연일 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의료계는 요지부동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6일 서울대병원에서 의료계와 교육계 인사를 만나 의료계 간 대화체 구성을 요구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유홍림 서울대 총장 등 대학 총장 6명과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등 의료계 인사 등이 참석했다.

    한 총리는 두 시간 넘게 이어진 간담회 직후 취재진과 만나 "의료계가 직면하고 있는 모든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작 의료 공백 사태의 핵심인 전공의와 의대 교수들은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2천명 증원' 수치 조정은 없다는 정부…신임 회장 선출 의협 투쟁 강도↑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
    정부가 대화에 나서 달라며 의료계에 연일 손을 내밀고 있지만 정부와 의료계는 연일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면허정지 등 징계 절차 보류에도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에 돌아오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의대증원 2천명 백지화'가 전제 조건이기 때문이다.

    류옥하다 전 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 대표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나 지금 완전 원점 재논의가 최소한의 관심을 가지게 될 수 있는 협상에 앉게 되는 조건일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국의 의대 교수들도 정부의 2천명 증원 철회 없이는 대화를 할 수 없다며 사직서 제출을 강행하고 있다. 여기에 비의대 교수들인 서울대 교수들도 정부의 급격한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가 의학의 퇴보를 초래할 수 있다며 2천명 증원을 다시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처럼 의료계와 교육계가 2천명 증원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대통령실은 증원 규모 2천명이 "의료개혁의 출발점"이라며 수치가 조정될 가능성은 없다고 못박았다.

    윤 대통령은 "의료개혁을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이 만들어졌다"며 "정부는 이번 의대 증원을 마중물로 삼아, 역량 있는 지역병원을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무 부처인 복지부도 의대증원 후속 작업을 오는 5월까지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26일 중수본  브리핑에서 "대학입학전형 반영 등 후속 절차를 5월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의사협회 신임 회장에 강경파인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이 당선되면서 개원의 파업 가능성도 높아지는 등 대정부 투쟁 수위는 한층 격해질 전망이다.

    임 당선인은 의협 선거 개표 결과 발표 직후 당선 소감에서 "정부가 원점에서 의대 증원 재논의를 할 준비가 되고, 전공의와 학생들도 대화의 의지가 생길 때 의정간 협의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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