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원 기자22대 국회가 5월말 개원하는 가운데 4·10 총선에서 175석을 거머쥔 더불어민주당이 다음 주부터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경선을 차례로 실시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표의 당 대표 연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당권에 도전할 법한 중진들이 나머지 두 선거에 몰리는 상황이다. 거론되는 후보자들은 물밑에서 유권자인 22대 국회 당선자들의 표심을 파악하며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21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다음 달 3일로 예정된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엔 최소 10명 이상이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 대표 체제에서 총선 승리를 거머쥔 만큼 대부분 이 대표와 호흡을 맞춰 원내를 이끌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후보마다 온도 차는 있다.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적으로 첫 출마 선언을 한 후보는 3선 고지에 오르는 박찬대 최고위원이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의 강력한 '투톱 체제'로 국민이 부여한 임무를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 중 4선이 되는 서영교 최고위원도 출마 의사를 표한 데 대해선 "내일(22일) 최고위가 끝나고 이야기 나누면 좋지 않을까 싶다"라고 답했다.
원내대표는 통상 3~4선 의원이 맡는 게 관례다. 두 지도부 소속 의원을 제외한 후보군으로는 김민석·남인순·박범계·한정애 의원(이상 4선), 김성환·박주민·한병도·송기헌·조승래 의원(이상 3선) 등이 거론된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21일 국회에서 원내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일각에선 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원내대표단까지 '강성'으로 치달을 경우 반작용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과반 의석을 차지했더라도 '선명성'만 강조하며 협치와 멀어진다면 다시 '오만' 프레임에 부딪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민주당이 발표한 당직 개편도 신임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 정책위의장 진성준 의원, 수석사무부총장 강득구 의원, 전략기획위원장 민형배 의원, 민주연구원장에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 등으로 이뤄져 '친명일색 지도부'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온건한 성향인 김성환·한병도 의원 등이 다양한 실무 경험과 원만한 의원 관계, 협상력 등을 내세워 선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원내대표 예비 후보자들은 이번 주 여러 계파와 의원 모임을 다니며 유권자들의 의견 듣고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다음 달 10일 치러지는 국회의장 경선에도 이러한 분위기가 반영될 수 있다. 앞서 뽑히는 원내대표가 강성이면 의장은 더욱 온건한 성향의 인물로 갈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한 재선 의원은 "강성 '친명' 원내대표가 당선되면 국회의장 선거에선 자연스럽게 탕평을 생각하는 의원들이 많아지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국회의장은 국회 본회의 무기명 표결에서 재적의원 과반 찬성을 얻으면 당선되는데 통상 원내 1당 최다선 의원이 맡아왔다. 후보군으로는 우선 6선이 되는 조정식 사무총장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거세게 맞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5선 후보군으로는 정성호·김태년·안규백·우원식·윤호중 의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