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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빅5' 집단휴진 본격화…불안한 환자들 '발만 동동'

보건/의료

    오늘부터 '빅5' 집단휴진 본격화…불안한 환자들 '발만 동동'

    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 30일 하루 '전면 휴진' 돌입
    서울아산병원·서울성모병원도 다음 달 3일 휴진
    병원 "휴진규모 파악 어려워"…응급·중증진료는 정상 운영
    군의관·공보의 추가 파견한다지만…환자들 "치료 불편 더 커져" 우려

    서울 한 대형병원에 붙은 교수협의회 입장문을 바라보는 환자. 연합뉴스서울 한 대형병원에 붙은 교수협의회 입장문을 바라보는 환자. 연합뉴스
    이른바 '빅5'(서울대·세브란스·서울아산·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를 포함한 서울 주요 대학병원에 소속된 의대 교수들의 진료 중단이 이번 주부터 본격화됨에 따라, 환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30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은 이날부터 개별적으로 휴진에 돌입한다.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 교수들은 다음 달 3일 휴진에 나선다.

    이는 앞서 약 20개 의대와 소속 수련병원이 모인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가 총회를 통해 '주 1회 휴진'을 정례화하기로 의견을 모은 데 따른 것이다.

    전의비는 지난 26일 "장기적으로 유지 가능한 진료를 위해 주당 60시간 이내 근무를 유지하기로 했다"며 "이를 위해 당직 후 24시간 휴식 보장을 위한 주 1회 휴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의과대학·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교수들은 이날 일반 환자에 대한 외래 진료 및 수술을 하지 않고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한 긴급 심포지엄을 연다.

    앞서 서울의대 비대위가 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분당서울대병원에 근무하는 교수 1400여명을 대상으로 '30일 휴진'에 대한 입장을 물은 결과, 응답자 627명의 44.7%인 280명이 '전면 참여하겠다'고 답했고, 32.1%인 201명은 '부분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서울대병원·세브란스 "휴진규모 파악 어려워"…중증·응급은 '정상가동'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다만 교수들이 이날 얼마나 휴진에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각 의대 교수 비대위에서도 교수들이 '알아서' 동참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측은 '정확한 휴진 규모는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휴진 규모는 병원 내에서 공유되고 있지 않다"며 "피로도가 높은 교수들도 먼저 환자들과 조율을 한 뒤 휴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도 "병원 입장에서는 공식적인 휴진은 없다. 교수들이 자율적으로 휴진하는 것"이라며 "다만 중증이나 응급 쪽은 정상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또 휴진에 들어가는 교수들이 있더라도 당장 의료 현장에 큰 혼란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진료를 쉬는 교수들은 보통 환자들과 일정 조율을 마친 뒤 휴진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골든타임'이 걸린 필수의료과와 입원환자에 대한 진료도 유지된다.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관계자는 "부서마다 업무 배분에 따라 (휴진 규모가) 다를 것"이라며 "검사 부서의 경우는 예약된 검사가 있기 때문에 그대로 진행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30일 휴진하는 교수들은 정말 '힘들어서 죽겠다'는 사람일 것"이라며 "응급·중증은 정상 운영되다 보니 하루 쉬는 게 엄청난 혼란이 있을 정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전의비 공보를 담당하고 있는 고범석 서울아산병원 교수도 "우리(아산병원 교수들)는 다음 달 3일 휴진을 위해 수술 일정을 환자에게 미리 설명해서 조율했다"며 "의사들은 환자를 불편하게 하려고 (휴진을) 하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응급실이나 중환자실 같은 곳은 최대한 문제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휴진과는 별개로 사직서의 실제 효력이 발생하는 등 중·장기적으로 의료 현장을 이탈하는 교수들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방재승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장 등 비대위 집행부 교수 4명은 다음 달 1일 일괄 사직을 앞두고 있다.

    최근 사직서를 제출한 한 서울대병원 교수는 "맡고 있던 환자들이 있기 때문에 당장 휴진은 어렵다"면서도 "업무 부담이 점점 커지는 만큼 장기적으로 병원을 떠나겠다는 교수들은 (점차 더 많이) 나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속 타들어가는 환자들 "지금도 상급병원 치료 어려운데…"

    연합뉴스연합뉴스
    정부는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를 추가 파견해 의대 교수들의 빈자리를 채우겠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 박민수 2차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추가인력 투입(대상)은 군의관·공보의를 검토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의관이 교수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러기는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만약 교수님들이 현장을 비우게 되면 진료 공백이 예상되기 때문에 그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의 조치"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정부와 의료계는 당장의 '의료대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한 명의 의사라도 아쉬운 환자들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 김성주 회장은 "의사들이 주 5일에서 하루 정도를 더 휴진한다고 하면 환자들은 지금보다 더 여건이 나빠질 것"이라며 "의료계나 정부는 중환자에게 큰 불편이 없다고 말하지만 새로 진단을 받거나 검사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은 실제로 (지금도) 상급종합병원에서 (원활히) 치료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새로운 환자들이 대부분 지역병원이나 2차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그마저도 예약 대기가 두 달이 걸린다고 한다"며 "(교수) 휴진에 이어 사직까지 순차적으로 현실화하면 훨씬 빠른 속도로 문제가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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