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희 전 펜싱 국가대표 재혼 상대로 알려진 뒤 사기 의혹을 받는 전청조 씨. 박종민 기자 재벌 3세를 사칭하며 30억원대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전청조씨가 항소심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한다면서도 1심의 형이 무거워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 13부(백강진 부장판사)는 9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재판의 넘겨진 전씨의 항소심 첫 재판을 진행했다.
전씨 측은 이날 공소사실은 인정하지만, 1심 형량이 과하다고 주장했다. 전씨 측 변호인은 "원심은 사기 범행의 구성 요건에 해당하는 내용이 불리한 정상으로 반영됐다"며 "양형 부당의 위법이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가 "다른 사기범과 특별히 다른 점이 없다는 취지인건가"라고 묻자 변호인은 "네"라고 답했다.
반면 검찰은 전씨의 1심 형이 가볍다는 항소 이유를 밝혔다. 검사는 "27명이 피해를 봤으며 피해 복구가 전혀 안 됐고 그 가능성도 없다"며 "호화 생활을 위한 계획 범행이며 재벌과 남성을 행세하며 범행한 수법도 불량하다"고 했다.
이날 재판에는 전씨의 사기 피해자의 대리인도 출석했다. 대리인은 "전씨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했었는데 취하했고, 배상 명령 신청으로 빠르게 피해 구제를 받고자 한다"고 했다.
해당 피해자는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가 전씨로부터 받은 벤틀리 차량이 사실상 자신의 돈으로 구매한 것이라며 환수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전씨에게 직접 발언할 기회를 줬지만, 그는 "최후변론은 다음 기일에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씨는 항소심 재판부에 다섯 차례 반성문을 냈다.
한편 전씨와 공모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경호실장 이모씨는 이날 소환이 누락돼 재판이 진행되지 못했다.
앞서 전씨는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10월 사이에 강연 등을 하며 알게 된 27명으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약 30억원을 건네받아 가로챈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전씨는 파라다이스 호텔의 숨겨진 후계자 행세를 하며 재벌들만 아는 은밀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고 속여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